국가전략 인프라 된 AIDC, 전력·세제 현실적 정책지원 시급
시행령에 전력·세제 지원 구체방안 필요
정부, 3대 메가프로젝트 선정해 육성 의지
AWS·엔미디아 등 빅테크들 韓 AIDC 투자 잇따라
"세부 지원책 없이는 골든타임 놓칠 수 있어"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선정, 2035년까지 1000조원 이상을 투입해 기가와트(GW)급 초거대 AIDC를 육성하겠다고 나서고, 아마존웹서비스(AWS),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이 한국 AIDC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등 AI 고속도로 역할을 할 AIDC 산업 활성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AIDC의 핵심인 전력조달이나 요금 특례, AIDC 구축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등에 대한 세부안이 여전히 불확실해 자칫 특례 조항 해석으로 산업 활성화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7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공지능데이터센터산업진흥에관한특별법(AIDC특별법) 제정으로 산업육성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명확해졌지만, AIDC 구축과 운영을 위한 세부 지원책은 여전히 불확실해 정작 실행단계에서 특별법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때문에 정부가 특별법 시행령 논의 과정에서 해석의 논란을 겪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AIDC 육성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AIDC에 대해서는 이 까다로운 절차를 면제하는게 특별법에 명시됐고, 면제대상은 시행령에 위임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대상은 관계부처와 업계 논의를 거쳐 결정할 사안이지만, 50MW 이하 AIDC가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대상을 비수도권의 경우 GW급 대형 AIDC로 정해야 특별법의 의미가 있다"며 "지방의 대형 AIDC까지 전력계통영향평가를 적용하면 AI산업의 골든타임이 정부 승인을 받느라 낭비되는 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AI 전문가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GW급 초대형 AIDC와 발빠른 공급을 내세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시장을 감안하면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기준을 대폭 상향하는 것이 실질적인 한국 AIDC 산업 육성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AIDC 입주 계약을 타진 중인 한 글로벌 기업 관계자는 "한국 AIDC가 네트워크 접근성이나 입지 면에서 우수하지만, 사실상 사용요금이 비싼 편"이라며 "AIDC 계약의 최종단계에서 한국 AIDC들이 글로벌 경쟁력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2025년 말 기준 kW/h당 172.99원으로, 2021년 128.47원 대비 35% 올랐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운영비 중 전력비용이 30~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한국 AIDC 육성을 위해 가격경쟁력 지원 정책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AIDC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LNG 전력직접구매(PPA) 특례가 빠지고 재생에너지 기반 PPA만 일부 반영되면서 사실상 전력요금에 대한 부담이 고스란히 AIDC 구축업체에 전가됐다.
반면, 미국은 데이터센터 전용요금 등급을 신설, 일반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대규모 투자자 이탈을 막는 균형점을 찾고 있다. 일본은 탈탄소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 설비투자비의 최대 50%를 정부가 보조하는 프로그램을 2026년부터 5년간 운영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비수도권 대형 AIDC의 경우 대량의 전력을 한 곳으로 집중 공급하기 때문에 한전이 별도의 장거리 송전시설을 구축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송전과정의 전력 손실을 줄이는 이점이 있다"며 "한전 약관에 대형 AIDC 전용 전력요금제를 마련해 AIDC에 적용하면 AIDC 산업은 물론 한전 역시 경영을 효율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시행령에 지자체가 특구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명시해야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수용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기금·지방재정의 어떤 항목으로 AIDC를 지원할 수 있는지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지방의회의 협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여러 지자체들이 AIDC 특구 지원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부분 구두 약속"이라며 "지자체장이 AIDC 특구를 신청하더라도 지역주민들을 설득할 대안이나 부지·용수등에 대한 지원 근거는 현재 법률에 명시돼 있지 않아 사실상 AIDC 구축 결정의 불확실성으로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AIDC특구의 적합성이나 지역주민의 수용성, 지자체의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시행령에 명시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지방 AIDC에 대한 지원 편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수도권 AIDC를 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있는데, 자칫 지방 AIDC만 육성해 수도권 역차별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선희 법무법인 율촌 통합TMT 센터장은 "글로벌 기업들 중에는 네트워크 접근성이나 입지의 강점 때문에 수도권 AIDC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수도권과 지방의 AIDC 수요를 고르게 수용할 수 있도록 글로벌 투자유치에 대한 세액공제 등 정책적 인센티브 배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DC 산업이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되면서 AIDC 사업자는 15%의 투자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AIDC 사업자가 고객사에 공간·전력·냉각설비를 임대하는 비율이 50% 이하라는 점을 증명해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이 대기업 기준 15%인데, 임대업에 해당하는 순간 이마저도 받을 수 없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문제는 AIDC라는 사업의 성격상 '임대'와 '자체 사용'을 딱 잘라 구분하기가 애초에 어렵다는 점이다. 같은 서버동 안에서 일부 랙은 고객사에 임대하고, 일부는 자체 AI서비스를 개발하기도 한다. 또 하나의 GPU 클러스터를 여러 고객과 자체 서비스가 시간대별로 나눠 쓰는 경우도 흔하다.
국내 한 AI 산업 전문가는 "과거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규제를 폐지하고 투자를 유지한 것처럼, AI 고속도로인 AIDC 육성을 위해서는 불투명한 법률 조항들을 구체화하고 낡은 조항을 개선하는 등 실용적 정책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구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