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보호" vs "관세 명분"…미국서도 갈린 강제노동 관세
트럼프 행정부, 산업계·노조를 앞세워 정책 홍보
민주당은 "상호관세 대체용 명분"이라며 정면 비판
미국 내에서도 관세 정책을 둘러싼 정치 공방 확산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60개 경제주체에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한 뒤 산업계와 노동계의 지지 성명을 잇달아 공개하며 정책 홍보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강제노동 문제의 심각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번 조치가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단을 받은 상호관세를 유지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의 철강 노동자, 제조업계, 농업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제노동 관세를 환영하고 있다'는 제목의 자료를 공개했다. 전날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주체에 10~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확정한 직후다.
USTR는 케빈 뎀프시 미국철강협회(AISI) 회장의 성명을 통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 거래를 막아 미국 산업과 노동자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을 소개했다. 미국 철강노조(USW)도 "미국 노동자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과 경쟁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도 미국쌀생산자협회와 미국종자무역협회 등 여러 산업단체의 지지 성명을 함께 공개하며 이번 조치가 미국 제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화당도 힘을 보탰다. 제이슨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장은 "미국 노동자들을 불공정 경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며 "중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가 미국이 기대하는 노동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강제노동 관세가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강제노동은 공급망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심각한 문제지만, 의심스러운 법적 논리를 정당화하는 구실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조치는 너무 편리한 명분"이라고 지적했다.
린다 산체스 민주당 의원도 트럼프 행정부가 노동부 국제노동국의 강제노동 대응 예산을 대폭 삭감한 점을 거론하며 정책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강제노동 문제를 진지하게 다뤘다면 호주와 중국에 사실상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USTR은 지난 23일 한국 등 60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10~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발표했다. 미국은 자국의 강제노동 규제 체계는 엄격한 반면 대상 국가들은 관련 제도가 미흡해 불공정 경쟁이 발생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다만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에 위법 판단을 내린 이후 기존 '10% 글로벌 관세'를 대체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