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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2경원 ‘깐부회동’ 다음이 중요

파이낸셜뉴스
최종근 정치부 차장
최종근 정치부 차장

"우리는 식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맥주잔을 맞대며 주고받은 건배사다. 기업가치 합계가 2경원에 달하는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온 멘트다.

참석자들의 면면은 화려했고, 동시에 생경했다.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장면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젠슨 황 CEO를 비롯해 혹 탄 브로드컴 사장 겸 CEO,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하드웨어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이 만찬을 함께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와도 면담을 가졌다. AI와 반도체,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첨단 제조업을 움직이는 주역들이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머리를 맞댄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삼성과 SK는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총 9500억달러 규모의 첨단 반도체 신규 물량을 확보했다. 단순한 친교행사를 넘어 한국의 반도체 생산역량과 글로벌 AI 수요를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 패권 경쟁이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연합전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산업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것도 평가할 대목이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와 첨단 제조 역량을 갖춘 만큼 글로벌 빅테크에 매력적인 협력 상대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축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번 회동을 국내 산업의 경쟁력으로 바꾸는 일이다. 반도체 생산 확대뿐만 아니라 설계와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운영, 피지컬 AI까지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글로벌 기업의 기술과 수요가 국내 공동 연구와 핵심 기술 축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가 판을 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인재 육성, 규제 정비는 물론 정책 지원이 속도감 있게 뒤따라야 한다.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를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성사시킨 '샌프란 깐부회동'은 분명 의미 있는 출발이다. 하지만 '세일즈 외교'의 성패는 누구를 만났는지가 아니라 그 만남이 국내에 무엇을 남겼는지로 판가름 난다. 2경원의 인연을 국내 기술과 투자, 일자리로 바꾸는 일은 이제부터다. 정부가 후속 조치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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