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이라서 샀는데"…약사가 꼬집은 영양제의 함정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강건우 인턴기자 = 영양제를 건강의 '보험'처럼 믿는 소비자들이 과장된 마케팅에 현혹돼 불필요한 지출을 하거나,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행동을 정당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 26일 '건강 구독 사회 - 약과 영양제로 몸을 튜닝하는 시대'의 저자 정재훈 약사는 구독자 272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김작가TV'에 출연해 영양제 업계의 과장 마케팅과 소비자들의 심리적 오해를 짚어냈다.
먼저 정 약사는 시중에 유통되는 '천연' 영양제 마케팅의 허상을 꼬집었다. 그는 "천연 비타민과 합성 비타민은 정작 사람의 몸이 구별하지 못한다"며 "천연이라는 단어에 현혹돼 비싼 돈을 내는 것은 뇌만 기분 좋게 할 뿐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어 "커피에도 천연이라고 쓰면 더 맛있어 보이는 것과 같은 심리"라며 "담배조차 천연 식물로 만들지만 건강에 치명적인 것을 보면 천연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인기 영양제인 오메가3와 콜라겐에 대해서도 냉정한 팩트체크를 진행했다. 정 약사는 "오메가3가 염증을 가라앉힌다는 매혹적인 서사가 있지만, 실제 연구 결과는 생각보다 시원치 않다"며 "다만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돼 약으로도 처방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같은 성분이라도 약으로 팔릴 때는 부작용을 무섭게 적어놓지만, 영양제로 팔릴 때는 부작용을 전혀 표기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영양제가 더 안전하고 약이 더 위험하다는 인식은 정보의 비대칭이 만들어낸 잘못된 편견"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콜라겐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먹어도 소화 과정에서 다 쪼개져 효과가 없다는 게 정설이었으나, 최근에는 잘게 쪼개진 펩타이드가 피부 세포를 자극해 콜라겐 생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며 "약간의 효과는 인정되지만, 비싼 가격에 사 먹는 것은 애매하다"고 조언했다.
유산균 제품을 고를 때의 주의점도 당부했다. 정 약사는 "제품에 100억 마리 등 숫자만 크게 써 있고 어떤 균주가 들어갔는지 표시되지 않은 제품은 주의해야 한다"며 "싼 균주로 대부분을 채우고 비싼 균주는 소량만 넣는 구색 맞추기 마케팅이 많다"고 지적했다.
가장 강조한 부분은 영양제 복용이 가져오는 '도덕적 허가 효과'다. 정 약사는 "간 보호 영양제인 밀크시슬을 먹었으니 술을 더 마셔도 되겠지, 종합비타민을 먹었으니 폭식해도 되겠지라는 심리가 오히려 독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한 연구에서 가짜 종합비타민을 먹인 두 그룹을 비교한 결과, 약이라고 믿고 먹은 그룹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더 많이 했다"며 "영양제 섭취가 건강을 해치는 행동을 정당화하는 면죄부로 쓰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절대적인 음주량과 식습관 관리가 영양제 복용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 약사는 "영양제를 먹는 사람이 오히려 건강에 더 안 좋은 행동을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며 "영양제는 건강 해로운 행동을 덮어주는 보험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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