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이란, 이번에는 카스피海 두고 우크라와 충돌하나?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우크라, 카스피해 '러-이란 보급로' 드론 타격… 두 전쟁의 전선 확대
우크라이나, 카스피해 내 러 군함·이란 무기 수송선 표적 공격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간) 이란 항구도시 반다르 안잘리에서 한 여성이 카스피해 해안을 걷는 모습. AP뉴시스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간) 이란 항구도시 반다르 안잘리에서 한 여성이 카스피해 해안을 걷는 모습.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란과 우크라이나에서 각각 벌어진 전쟁이 카스피해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카스피해를 통해 러시아와 이란을 잇는 군수물자 보급로를 드론으로 전격 타격한 것에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공격의 주체가 우크라이나임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카스피해에서의 장거리 타격으로 매우 강력한 성과를 거두었다"며 "여기에는 이란이 개입된 군사 화물 수송선과 군함이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역시 카스피해 내 러시아 유전과 미사일정, 그리고 러시아로 이란제 드론을 수송하는 데 사용된 선박들을 향해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까지 노리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로 인해 이란과 우크라이나가 직접적인 정면충돌로 치달을 위험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간 이란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공격용 드론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왔으며, 러시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에 대응하는 이란에 첩보 정보를 제공하며 밀착해 왔다.

이란은 선박 공격에 강하게 반발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26일 SNS를 통해 이번 공격으로 이란 상선에 타고 있던 선원 1명이 사망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러시아 및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통화해 "키이우의 행위를 좌시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테헤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소환해 항의했다.

이번 타격은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모두에 결정적인 시점에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말 동안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잠시 중단하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추가 공격 여부를 고심하는 상황에서 카스피해 무역로는 이란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 북부 해안의 이란 항구들이 미국의 군사적 봉쇄에 노출된 상황에서, 카스피해는 이를 우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석유를 수출하는 이란 남부 항구들이 경제적으로는 더 중요하지만, 카스피해는 양국 모두 전쟁에 깊이 개입된 상황에서 이란과 러시아를 잇는 가장 직접적인 경로다.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 국제연구센터의 니콜 그라예프스키 보조교수는 "카스피해는 미국이나 다른 우방국의 어떠한 제재나 차단 조치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게 이란이 러시아, 나아가 중앙아시아로 통할 수 있는 통로"라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이란 #우크라이나 #카스피해 #드론 #정면충돌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