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동 리스크 덮친 기업심리…8월 경기전망 다시 '80선' 추락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동 리스크에 원가 부담 확대
정유·석화 업종 체감경기 위축

월별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추이.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월별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추이.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중동 분쟁 재확산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로 다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수출 업종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정유·석유화학 업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경기 전망을 기록하며 업종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89.9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BIS는 지난 3월(102.7) 이후 5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으며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80대로 내려앉았다. 7월 BSI 실적치는 94.4로 집계되며 2022년 2월 이후 4년 6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기 전망이 악화됐다. 제조업 BSI는 88.4로 전월(95.6) 대비 7.2p 하락했고 비제조업도 91.5를 기록하며 전월(100.6)과 달리 부정 전망으로 전환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동시에 기준선을 밑돈 것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제조업에서는 업종별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 등이 포함된 전자·통신장비(118.8)와 여름 성수기 효과가 기대되는 식음료·담배(105.6)는 기준선을 웃돌며 긍정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반면 석유정제·화학(57.7)을 비롯해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75.0), 목재·가구 및 종이(83.3), 비금속 소재 및 제품(85.7),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0.6),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92.0) 등 대부분 업종은 부진한 전망을 기록했다.

특히 석유정제·화학 업종은 지난 2009년 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확대되면서 스프레드 악화와 공급망 불확실성이 기업 심리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비제조업에서는 여름 휴가철 특수가 기대되는 여가·숙박 및 외식업(116.7)만 기준선을 웃돌았다. 반면 전기·가스·수도(73.7)를 비롯한 나머지 업종은 모두 기준선을 밑돌며 경기 둔화 우려를 나타냈다.

부문별로는 수출만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 전망은 100으로 3개월 연속 기준선을 유지했지만 내수와 채산성, 자금사정, 투자 등 대부분 항목은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을 기록했다.

특히 자금사정 BSI는 87.8로 지난 202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 BSI는 97로 기준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22년 9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반도체 등 수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기대가 일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반도체 등 일부 주력 수출업종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지며 전반적인 기업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을 완화하고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사업 재편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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