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특징주' 기사 건당 30만원 지급…선행매매로 93억 챙긴 회계사·기자 재판행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4년 8개월간 기사 1800여건 활용
기사 배포 대가로 약 3억 오가

김태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 부장검사가 29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회계사·기자의 선행매매 사건 중간 수사 결과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태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 부장검사가 29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회계사·기자의 선행매매 사건 중간 수사 결과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호재성 '특징주' 기사를 악용한 선행매매로 약 93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회계사와 기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김태겸 부장검사)는 회계사 출신 유사투자자문업체 대표 A씨와 전·현직 기자 6명, 일반 투자자 1명 등 총 8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29일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거래량이 적거나 주가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테마주를 미리 사들인 뒤 관련 특징주 기사를 작성·배포했다. 이후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챙기는 이른바 '선행매매'를 했다.

구속 기소된 A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기자 B씨와 범행을 모의한 뒤 기사 1건당 3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 등으로 기자 C·D·F씨를 섭외했다. 핵심 연락책인 C씨는 같은 조건으로 기자 E씨를 추가로 끌어들였다. 일반 투자자 G씨 역시 종목 선정과 기사 초안 작성·전달에 가담했다.

이들은 2020년 10월부터 금융감독원의 압수수색 직전인 지난해 6월까지 약 4년 8개월 동안 특징주 기사 1800여건을 선행매매에 활용해 85억5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별 부당이득액은 △A씨 71억3000만원 △B씨 7억5000만원 △C씨 3억5000만원 △D씨 2억6000만원 △G씨 6000만원으로 조사됐다.

기자 B씨(기사상 C씨)와 기자 E씨의 SNS 대화 내용. 오른쪽은 E씨가 퀵서비스로 전달받은 현금을 자신의 계좌에 입금하는 모습. 서울남부지검 제공
기자 B씨(기사상 C씨)와 기자 E씨의 SNS 대화 내용. 오른쪽은 E씨가 퀵서비스로 전달받은 현금을 자신의 계좌에 입금하는 모습. 서울남부지검 제공

검찰 보완수사에서는 기사 배포 대가로 거액이 오간 사실이 드러났다. A씨와 C씨는 E씨에게 약 1억5000만원을 건넸으며, A씨는 D씨에게 약 1억1600만원, F씨에게 약 28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본인 명의 체크카드를 직접 또는 C씨 등을 통해 D·E·F씨에게 건넨 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인출하도록 했다. 헬스장 사물함에 현금을 넣어두거나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도 사용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배임수재·증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과 별개로 기자 H씨는 자신에게 기사 송출 권한이 있다는 점을 악용해 단독으로 선행매매를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H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4년 7월까지 기사 340건을 이용해 약 7억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H씨가 이 가운데 5억5000만원을 지인 명의 증권계좌로 거래함으로써 범죄수익 취득 사실을 숨겼다고 판단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2월 이 사건을 고발했다. 이후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계좌거래와 주식 매매 내역을 분석해 최초 고발 내용에 없던 추가 범행을 알아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사건을 송치받아 관계인 재조사와 텔레그램 대화·계좌 내역 분석 등 보완수사를 벌였다. 그 결과 C씨가 A씨와 함께 범행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E씨에게 기사 배포 대가를 건넨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 C씨와 E씨를 구속했다.

서울남부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A씨와 B씨가 압수수색 뒤 기존 부동산을 처분해 추징보전 집행을 피하고, 매도대금으로 새 부동산을 취득한 사실도 밝혀냈다. 특히 B씨는 배우자 명의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해당 부동산들을 추가로 추징보전하고 금융자산도 동결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금감원과 긴밀히 협력해 금융·증권범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며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범죄수익도 끝까지 추적·박탈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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