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율

'100엔=800원대' 엔저에 환전 몰렸다…엔화 환전 19개월 최대·예금도 6000억원 급증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로 내려가며 여행·환테크 수요가 증가해 엔화 환전 규모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로 내려가며 여행·환테크 수요가 증가해 엔화 환전 규모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800원대로 내려가면서 엔화 환전 수요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름휴가철 일본 여행객이 늘어난 데다 향후 엔화 가치 반등을 기대하는 '환테크'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엔화 예금도 이달에만 6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27일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엔화 매도액은 315억엔으로 집계됐다. 28일 원·엔 재정환율(100엔당 893.38원)을 적용하면 약 2814억원 규모다.

엔화 매도액은 은행이 고객에게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준 금액을 의미한다. 이달 매도액은 지난달보다 78억엔 증가하며 지난해 12월(322억엔)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엔화 매도액은 1783억엔으로 지난해 연간 환전 규모(2637억엔)의 68%에 달했다. 월별로는 1월 247억엔, 2월 212억엔에서 3~4월 증가세를 보이다가 5~6월 주춤했지만, 이달 다시 큰 폭으로 늘었다.

엔화 환전이 급증한 배경에는 원·엔 재정환율 하락이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24일 100엔당 889.83원까지 떨어지며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원화는 강세, 엔화는 약세를 보이며 두 통화의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1470원대로 하락한 반면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0엔대를 유지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163.986엔까지 올라 약 4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의 배경으로 국내 외환시장 수급 개선을 꼽는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환전 수요가 유입됐고 조선업체들의 환헤지 물량 증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축소 등이 달러 공급 확대에 영향을 미친데 반해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진 데다 일본의 재정건전성 우려와 무역적자, 해외투자 중심의 자금 흐름 등이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봤다.

엔저를 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9781억엔으로 이달 들어 693억엔 증가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6191억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오는 31일 예정된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를 엔화 향방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한 가운데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일본은행의 메시지가 엔화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email protected]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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