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찾아 마음 가벼워" 6·25 전사 강대언 경사, 76년 만에 막냇동생 품으로
2007년 영광서 찾은 유해, '벌교서 강대언 경사'로 신원 확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29일 광양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
2023년 확보한 남동생 시료와 최신 기술로 형제 관계 최종 입증
[파이낸셜뉴스] 6·25전쟁 당시 격전지에서 북한군의 남진을 저지하다 28세의 젊은 나이로 산화한 전사자가 땅속에 묻힌 지 76년, 유해 발굴 19년 만에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양시 백운산프라자에서 6·25전쟁 전사자인 고(故) 강대언 경사의 신원 확인을 알리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거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고인의 고향인 광양에서 열렸다.
국유단장 직무대리 김성환 중령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광양 및 보성경찰서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으며, 유가족에게 호국영웅 귀환 패와 신원확인 통지서, 유품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이 정중히 전달됐다.
유가족 대표인 동생 강대유 씨는 "형님이 전사하신 후 어머니가 땅을 치며 우시던 모습을 수없이 보며 자랐다"며 "그동안 형님 얼굴도 보지 못해 마음이 늘 무거웠는데,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을 국가가 늦게라도 끝까지 찾아주어 깊이 감사드린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 2007년 5월, 국유단이 "1950년 7월 북한군과 격전을 벌이다 전사한 경찰들을 매장했다"는 지역 주민들의 제보와 전라남도경찰국 관계자의 증언을 토대로 전남 영광군 묘량면 삼학리 일대에서 육군 제31보병사단과 함께 발굴한 것이다. 당시 장병들은 땅속에서 서로 뒤엉킨 형태로 매장되어 있던 집단 유해 38구를 수습했으며, 고인은 이 중 24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경찰 전사자로 기록됐다.
신원 확인 과정은 정밀한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이뤄낸 성과다. 국유단은 지난 2023년 9월 고인의 막냇동생인 강대유 씨(83)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으나, 2008년 당시 기술 수준으로 분석해 둔 유해의 데이터로는 초기 가족관계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려웠다. 이에 국유단은 지난해부터 최신 기술을 적용해 유해 유전자를 재검사했고, 올해 3월부터 정밀 비교 분석을 가동한 끝에 두 사람이 친형제 관계임을 최종 확정했다.
전남 광양 출신인 고인은 벌교경찰서(현 보성경찰서) 소속으로 근무하던 중 전쟁이 발발하자 국군 제5·7사단 및 전남경찰국 장병들과 함께 북한군 제6사단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한 지연전인 '호남지역전투(1950년 7월 20일~25일)'에 참전했다가 장렬히 전사했다.
고 강대언 경사는 올해 국유단이 여덟 번째로 신원을 확인한 호국영웅이자, 지난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이래 가족을 찾은 276번째 전사자다.
국유단 관계자는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로 유가족 찾기가 하루하루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국민의 적극적인 시료 채취 참여가 절실하다"며 "전사자 기준 친·외가 8촌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신원 확인 시 최고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고 동참을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