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최전방 GP서 K6 중기관총 '실탄' 뺐다… 전투 준비태세 위배 논란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육군 1군단, 서부전선 최전방 중기관총 '빈 총·공포탄' 경계근무 충격  
오발 사고 무서워 핵심 화기 무력화, 적 도발 시 즉각 대응 불가능 지적 
합참 "작전 지침 변경 인지 못 해" 최전방 군 지휘통제권 구멍 드러나 

지난 2024년 6월 26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육군 제7포병여단에서 열린 6·25참전용사 초청행사에서 K9A1 자주포에 탑승한 군 장병이 K6 기관총으로 조준하고 있다. 우리 육군이 운용하는 12.7㎜ K6 중기관총은 최전방 경계초소에서도 운용하고 있다. 현행 합참의 작전 지침은 최전망 경계근무 시 돌발 상황을 대비해 실탄을 삽탄하는 것이 원칙이다. 뉴스1
지난 2024년 6월 26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육군 제7포병여단에서 열린 6·25참전용사 초청행사에서 K9A1 자주포에 탑승한 군 장병이 K6 기관총으로 조준하고 있다. 우리 육군이 운용하는 12.7㎜ K6 중기관총은 최전방 경계초소에서도 운용하고 있다. 현행 합참의 작전 지침은 최전망 경계근무 시 돌발 상황을 대비해 실탄을 삽탄하는 것이 원칙이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군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대치하는 서부전선 최전방 감시초소(GP)와 일반전초(GOP)에서 우리 군이 핵심 공용화기인 K6 중기관총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은 채 경계근무를 서 온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군의 작전을 총괄하는 합동참모본부는 최전방 부대의 이러한 비정상적인 지침 변경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돼, 최전방 안보 공백과 군 지휘 체계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2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육군 1군단 예하 전방 부대들은 최근 최전방 GP와 GOP 경계근무 시 K6 중기관총의 총열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고 빈 총이나 공포탄만 삽입한 채 근무를 수행하도록 경계 근무 지침을 바꿔 운용하고 있다.

K6 중기관총은 전방 경계 부대의 핵심 공용화기로, 적의 기습 도발 시 즉각적인 화력 대응을 통해 아군의 생명을 지키고 초동 조치를 완수해야 하는 상징적인 무기체계다. 현행 합참의 작전 지침은 최전방 경계 작전 시 공용화기에는 즉각 사격이 가능하도록 실탄을 장전하거나 장착해 두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1군단 예하 부대들은 총기 오발 사고나 관리 소홀로 인한 안전사고를 방지한다는 명목하에, 적과 마주한 최전방에서 실탄을 분리해 두는 황당한 지침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적이 전 기습 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 장병들이 현장에서 중기관총에 실탄을 다시 찾아 장전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초동 조치 지연과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한민국 군의 군령권을 행사하는 합참이 이 같은 사항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합참 관계자는 해당 사실에 대한 질의에 "예하 부대의 구체적인 작전 지침 변경 사실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최전방 부대가 군 전체의 작전 지침을 임의로 변경해 운용했음에도 상급 부대인 합참이 이를 놓치며 전방 지휘통제권에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군 규정상 세부 경계 작전 지침은 현장 작전 환경을 고려해 군단장의 권한 안에서 일부 조정 및 변경할 수 있는 재량권이 존재한다. 현재 합참도 이 조치가 군단장 권한 범위 내의 예외적 운용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과 예비역 장성들은 이번 사태를 향해 강한 우려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 안보 전문가는 "군대가 총기 사고가 무서워서 최전방 핵심 화기에서 실탄을 빼놓는다는 것은 전투 임무를 포기한 행정 편의주의의 극치"라고 지적하며 "최근 북한의 전방 지역 요새화 작업 등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와서는 안 될 치명적인 기강 해이"라고 우려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육군과 합참은 1군단 예하 전방 부대들의 경계작전 지침 전반에 대한 긴급 실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작전 지침 변조 경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최전방 공용화기 탄약 장착 상태를 원점 조정해 현장 대응태세를 즉각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정권수립일(9.9절)을 하루 앞둔 지난해 9월 8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한 마을 인근 다리에서 북한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뉴시스
북한의 정권수립일(9.9절)을 하루 앞둔 지난해 9월 8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한 마을 인근 다리에서 북한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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