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악 폭락장… 공포 휩싸인 개미 결국 3조 팔아치웠다 [증시 이틀째 패닉]
美·中 악재보다 심리가 더 큰 영향
메모리 미래이익 기대감 떨어져
급락 이어지자 "지금이라도 털자"
손절매에 다시 주가 하락 악순환
레버리지 기계적 매도까지 겹쳐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시장이 기업 펀더멘털보다 수급과 투자심리에 좌우되면서 외국인 매도와 레버리지 상품의 기계적 매도가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은 급락장에서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는 역할을 해왔다. 지난 24일 외국인이 3조2683억원을 순매도했을 때 개인은 5조1782억원을 순매수했고, 27일에도 외국인이 2조8811억원을 팔아치우는 동안 개인은 1조978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이날 개인이 약 3조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저가매수 심리도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락의 원인이 개별 악재보다 수급 왜곡과 투자심리 위축에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미·이란 갈등, 미국 금리 상승 가능성 등이 동시에 불거졌지만 각각의 재료만으로 최근 급락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수가 크게 떨어질수록 손실을 줄이려는 손절매 매물이 늘고, 이로 인해 주가가 다시 하락하는 악순환이 형성됐다는 진단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명확한 악재 요인 하나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펀더멘털보다 수급이 장세를 주도했다"며 "반복된 급락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변동성이 금융위기 당시를 웃도는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거래 참여가 위축된 상황에서 외국인과 레버리지 상품의 매도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락장에서 기초자산을 추가로 매도하는 구조까지 맞물리며 하락세를 증폭시켰다고 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레버리지 상품 청산과 기본예탁금 규제 시행을 앞둔 관망세로 거래대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가 집중됐다"며 "기계적 매도까지 겹치면서 악재의 크기보다 훨씬 큰 지수 반응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도체주 급락도 당장 이익이 줄었다기보다 향후 실적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영향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의 메모리 증설 가능성과 인공지능(AI) 투자 피크아웃 우려를 반영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래 이익에 적용하던 평가 수준을 낮추고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이익은 증가하고 있지만 메모리 피크아웃 우려와 AI 투자 축소 논란이 미래 이익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 반등 여부는 국내 반도체 기업과 미국 빅테크의 실적에서 갈릴 전망이다.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성과가 확인될 수 있을지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시장 반등의 관건으로 꼽힌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