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검사에서 4급 사경으로 가라고?"... 중수청 설명회 앞두고 검찰 '냉기류'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행안부 개청준비단, 직제 입법예고도 없이 다음달 5일부터 전국 설명회 진행
부부장 4급·부장 3급 편제 유력...중간 간부 "강등 수준, 이직 가늠 안 돼"
특수 수사 경험 축적된 인력 이동 저조할 경우 개청 초반 '수사 차질' 불가피

뉴스1
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준비하는 행정안전부가 다음달 5일부터 전국 검찰청을 돌며 임용 설명회를 연다. 조직과 정원의 근거가 되는 직제조차 입법예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리는 사실상의 채용 설명회다. 급수 하향과 신분 변경을 앞둔 검사들이 이동을 주저할 우려가 커, 중요 6대 범죄 수사를 떠맡을 중수청의 수사 역량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중수청개청준비단은 다음달 5~11일 전국 고검·지검 18개청을 돌며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를 연다. 2개조가 동시에 움직이며 하루 최대 네 곳을 도는 강행군이다.

첫날인 5일 오전 부산고검·지검과 제주지검에서 시작해 같은 날 오후 창원지검과 광주고검·지검에서 설명회가 열린다. 이어 6일 울산지검·대구고검·전주지검·대전고검, 7일 춘천지검·서울동부지검·청주지검·수원고검, 10일 의정부지검·서울북부지검·인천지검·서울남부지검을 거쳐 11일 서울고검·지검과 서울서부지검에서 마무리된다. 지청 소속 검사와 직원은 근무지 관할 지검 설명회에 참석하도록 했다. 전국의 검사와 검찰 직원이 사실상 모두 대상이 되는 셈이다.

준비단은 이 같은 설명회의 추진 배경으로, 중수청법 부칙 제4조에 따른 임용 모집에 앞서 조직·직무와 임용 절차 등 지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직제 입법예고 시기에 따라 설명회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조직 구성과 정원을 규정하는 직제가 아직 입법예고 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의미다.

일선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수사 인력 보존을 위해 중수청으로 가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에 한 중간 간부급 검사는 "내가 가서 뭘 할 수 있겠느냐"며 "새로운 곳은 새로운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대검찰청 고위 간부도 "현재로서 몇 명의 검사들이 설명회에 참석해 중수청으로 이직할 것인지 가늠조차 안 된다"고 밝혔다.

검사들의 중수청 이직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중수청으로 이직할 경우 법적 신분이 검사에서 사법경찰관으로 바뀐다. 처우 역시 변수다. 정부안에 따르면 중수청은 부부장검사 이하를 4급, 15년차 이상 부장검사를 3급으로 편제하고 국장은 2급, 지방청장은 1급 수준으로 두는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은 검찰의 '부' 체제가 아닌 '국' 체제로 운영된다. 즉 검사들의 급수 등이 현재보다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구조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마약·방위사업·국가보호·사이버 등 6대 범죄 수사를 전담한다. 기존 검찰이 특별수사 역량을 집중해 온 영역이 그대로 넘어가는 구조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서도 중대범죄 대응력은 유지하겠다는 것이 중수청 설계의 전제인 만큼, 검찰에서 관련 수사 경험을 축적해 온 인력의 이동이 개청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문제는 그 인력이 얼마나 옮겨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업 수사나 자금 추적처럼 경험이 축적돼야 가능한 영역은 전문 인력이 채워지지 않으면 조직이 출범해도 실제 수사가 원활하게 굴러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사들이 중수청 이직을 '강등'으로 느낄 소지가 충분하다 보니, 70년 이상 축적된 검찰의 수사 역량이 사장될 우려가 크다"며 "국가적으로 범죄 수사 역량의 저하로 많은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걱정된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중대범죄수사청 #검사 #행정안전부 #임용 설명회 #급수 하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