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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총 275조 증발…정부는 '레버리지' 땜질 처방만 [코스닥이 사라진다③]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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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금융당국 "과도한 자금 쏠림" 인정…유동성 잃은 코스닥 처방은 공백
시총 633조→359조 두 달 새 43% 증발…사라진 규모 현재 코스닥 시총의 77%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4월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구 부총리, 이억원 금융위원장. 뉴스1 제공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4월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구 부총리, 이억원 금융위원장.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스닥에서 두 달 만에 시가총액 275조원이 사라졌다. 현재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3에 육박하는 규모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과도한 자금 쏠림'을 인정하며 규제에 나섰지만, 정작 유동성을 잃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별도 회복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633조→359조…시장 하나가 사라졌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지난 5월 27일 코스닥 시가총액은 633조3859억원이었다. 그러나 30일 기준 358조7117억원으로 줄었다. 불과 두 달 만에 274조6743억원(43.4%)이 증발한 것이다.

사라진 시가총액은 현재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약 77%에 해당한다. 한 시장 관계자는 "단순한 주가 조정을 넘어 시장의 몸집 자체가 급격히 축소됐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133.13에서 640선까지 밀렸고, 거래량과 회전율, 신용융자 잔고도 일제히 감소했다. 거래 감소, 투자자 이탈, 유동성 악화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연초 이후 코스피는 34.4%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28.7% 하락했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수익률 격차는 60%p를 넘어섰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코스피는 신고가 경신 후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이뤄지기라도 했지만, 코스닥은 코스피가 오를 때도 떨어지고, 떨어질 때도 함께 떨어지는 양상이다"라고 지적했다.

코스닥 부진의 출발점은 핵심 순매수 주체였던 개인 투자자의 이탈이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개인은 코스피를 112조8293억원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9조865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재원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과 실적 개선이 확인된 반도체 대형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인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개인의 고베타 투자 수요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이동하면서 코스닥이 이른바 수급 빈집 상태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과도한 쏠림" 인정한 금융당국…대책은 레버리지 규제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신규 상품 상장을 중단하는 등의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당장 이날부터 현금 기준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이 적용된다.

금융위는 보완책의 배경으로 '소수 종목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과 '시장 변동성 확대'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실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거래가 폭증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현상이 시장 안정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정책의 초점이 레버리지 투자자 보호와 상품 규제에 맞춰진 반면, 같은 기간 유동성을 급격히 잃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대응은 사실상 비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자금 쏠림 자체는 인정한 셈"이라며 "그렇다면 자금이 빠져나간 시장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지에 대한 후속 대책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는 시작됐지만…코스닥 살릴 처방은
증시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규제가 시행되는 시점에는 이미 코스닥의 거래 감소와 시가총액 축소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다는 점을 지적한다. 규제만으로 특정 종목에 집중됐던 자금이 다시 코스닥으로 유입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 시장 기능 회복을 위한 세제 지원, 기관 투자자 참여 확대, 중소형주 투자 유인 강화 등 종합적인 시장 활성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을 손보는 것은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며 "다만 코스닥은 이미 유동성 자체가 크게 위축된 만큼 시장 기능을 되살릴 별도의 활성화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자금 편중 현상도 근본적으로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통령 순방 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실장은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레버리지 ETF로 이런(변동성) 현상이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는 있고, 상당히 많은 문제가 다 그것 하나로 귀결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것은 꼭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뉴스1 제공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통령 순방 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실장은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레버리지 ETF로 이런(변동성) 현상이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는 있고, 상당히 많은 문제가 다 그것 하나로 귀결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것은 꼭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뉴스1 제공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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