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AI 해양무인체계 '풀 라인업' 총출동…해군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미래를 앞당겼다
"기뢰 찾아라" 자연어 명령 한 줄에 무인수상정·자율무인잠수정이 동시 출동
저궤도 위성으로 엮은 '통합 지휘통제' 역량 입증
[파이낸셜뉴스] 한화시스템이 미래 '해상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해양무인체계 전 라인업을 한자리에 펼쳐 보이며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청사진을 실전 무대 위에 구현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기지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대(對)기뢰전'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민·군 협업으로 축적한 AI 기반 유·무인 복합작전 역량을 실증하고, 미래 해군 작전의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번 시연의 무대는 '바다의 지뢰'로 불리는 기뢰였다. 기뢰는 수중에 설치해 함정이 접근하면 폭발하는 수중병기로, 단순 접촉식부터 자기장·수압을 감지하는 첨단 감응식까지 진화를 거듭해 왔다. 개당 수천만원 수준의 저비용 무기가 수천억원대 전투함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 기뢰 부설 가능성이 거론되며 소해(掃海) 기술과 전력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수출 물동량 대부분이 해상로에 의존하는 한국에 기뢰전 대응은 곧 경제 안보 문제이기도 하다.
한화시스템은 이 자리에서 △AI 기반 자동기뢰탐지체계(AMDS)를 중심으로 △자체 투자·개발해 지난 6월 첫 진수한 30t급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 △수중탐색용 자율무인잠수정(AUV)을 선보였다. 여기에 저궤도(LEO) 위성통신 기반 초연결 네트워크와 다수·다종 무인체계를 동시에 통제하는 지휘통제 기술까지 결합했다.
시연은 미상의 해상 폭발 위협정보가 접수됐다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위협정보 수신과 동시에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AI 임무계획 생성' 플랫폼에 "해상 폭발 지점에서 기뢰를 찾기 위한 임무계획을 생성하라"는 자연어 명령이 하달됐다. 통상 수 시간이 걸리던 임무계획 수립을 AI가 대체하는 방식이다.
이어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과 유인 소해함이 차례로 출항했고, 군 무인항공기(UAV)가 공중 정찰에 나서며 민·군 협동 작전이 전개됐다. 해령에 탑재된 자율무인잠수정은 AI가 생성한 임무계획에 따라 자율 기동하며 기뢰를 탐색했고, 획득한 데이터는 자동기뢰탐지체계로 실시간 전송됐다. 자동기뢰탐지체계가 AI 분석으로 소해 지점을 식별하자 무인수상정과 소해함이 해당 지점으로 이동해 소해 작전을 마무리했다.
자동기뢰탐지체계는 각종 기뢰와 해저 환경 정보를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딥러닝해 탐지·소해 작전의 속도와 정확도를 끌어올린 첨단 체계다. 자율무인잠수정은 사전 입력된 경로를 따라 자율 항행하며 해저 지형을 훑고 기뢰나 적 잠수함 같은 위협체를 탐지·식별한다. 탁도가 높고 조류가 빠른 서해·남해 환경에서 축적한 데이터가 알고리즘 신뢰도를 높이는 자산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유텔셋 원웹(Eutelsat OneWeb)의 저궤도 위성통신을 활용한 다계층 통신 운용도 함께 구현했다. 육상 통제소에서 저궤도 위성통신으로 자율무인잠수정과 무인수상정 2종을 동시에 운용·통제했다. 저궤도 위성은 정지궤도 대비 지연시간이 짧아 실시간 영상 전송과 원격 조종에 유리하다. 향후 전투용 무인수상정에 적용하면 끊김 없는 임무 수행과 작전 범위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군이 추진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상과도 맞물린다. 해군은 함정과 항공기, 무인체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유인 전력의 위험 노출을 줄이고 작전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로 병력 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무인체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해군 역시 무인 수상·수중 전력을 함대 전력의 상당 비중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관련 시장은 중장기 성장이 예상된다.
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은 "이번 해작사 시연에서 한화시스템은 AI 기반 임무계획 생성 플랫폼과 실제 유·무인 해상전력 간 운용을 최적화할 '피지컬 AI' 기술, AI 무인체계-유인체계-저궤도 위성통신을 아우르는 '통합 지휘통제' 역량을 입증했다"며 "미래 해군의 전략자산이자 해전(海戰)의 게임체인저가 될 해양무인체계에 대한 투자와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정찰용 무인수상정 △전투용 무인수상정 △수중탐색용 자율무인잠수정 △대잠정찰용 무인잠수정 △차세대 기뢰제거처리기 등 수중 해양무인체계 전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함정 전투체계와 레이다, 위성통신에 이르는 자체 기술 기반을 무인체계와 연결해 '플랫폼-센서-네트워크' 일괄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계열사인 한화오션의 함정 건조 역량과 결합하면 수출 시장에서도 패키지 제안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체계 경쟁의 승부처는 플랫폼 자체보다 다수·다종 자산을 하나의 작전으로 묶는 소프트웨어와 통신 역량"이라며 "이번 시연은 개별 장비 성능을 넘어 체계 통합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