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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환율공조 왜 나왔나…"우정으로 포장한 철저한 이해타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차관이 3일 미국과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한 공조에 나서기로 합의한 뒤 도쿄 재무성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합뉴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차관이 3일 미국과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한 공조에 나서기로 합의한 뒤 도쿄 재무성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합뉴스

"우정의 신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전용기에서 일본과 공조해 엔화 환율 방어에 나선 것에 관한 이유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일본이 미국의 우방이어서 도왔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3일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한 것은 철저한 이해타산의 결과라고 보도했다. 엔저 지속이 미 경제에 심각한 후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조에 나섰다는 것이다. 냉혹한 국제 경제 질서에 순진한 내 편, 네 편 가르기는 끼어들 틈이 없다는 점이 재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미 국채 매각 막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 엔화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미국은 일본이 미 국채를 매각할 것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세계 2위 미 국채 보유국인 일본이 환율 방어를 위해 미 국채를 내다 팔고, 그 돈으로 엔화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였다.

엔화 약세는 일본의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특히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에서 석유 수입 비용을 대폭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지난달 31일 1986년 이후 40년 만에 최저 수준인 달러당 164엔까지 밀렸던 엔화는 미일 공조 발표 뒤 달러당 156엔 수준으로 뛰었다.

미국은 다른 나라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일이 드물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세계 경제 침체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엔화 약세 저지에 나섰고, 2011년에는 엔화 강세 저지를 위해 공조에 나섰다.

이번 개입은 미 국채 매각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은 지배적이다.

이미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인해 미 국채 매각 압력이 높은 가운데 일본이 던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개입 공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미 국채 매각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미 시중 금리 상승을 유발한다. 트럼프가 지독하게 싫어하는 금리 인상과 같은 충격이 불가피하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일본이 미 국채를 매각하지 않아도 되도록 연준 산하 FIMA(외국 및 국제 통화 당국) 레포(환매조건부채권)를 활용해 달러를 융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IMA의 레포는 잘 사용되지 않는 달러 융자 수단이다.

5500억달러 대미 투자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트럼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또 다른 배경은 일본의 막대한 대미 투자 약속이다. 일본은 지난해 트럼프와 무역합의에서 미국에 5500억달러(약 787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5500억달러가 미국으로 빠져나가면 엔화는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투자 약속을 차일피일 미룰 가능성이 높아진다.

환율 공조는 일본의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트럼프가 판을 깔아준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강달러 부담

트럼프는 달러 강세에 늘 부정적이었다.

특히 엔 약세, 달러 강세는 미 제조업의 가격 경쟁력을 잠식하고, 미국의 무역적자를 늘린다고 강조해왔다.

엔저는 제조업이 강한 일본 제품의 미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이에 따라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키운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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