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 돼지고기 가격 담합' 檢 전모 규명...유통업체 6곳 기소
매주 견적 가격 공유·텔레그램 비밀대화방 통해 가격 담합
공정위 조사 땐 메신저 대화내역 삭제하는 등 조직적 방해
검찰 "공정거래사범 엄정 대응할 것"
[파이낸셜뉴스] 국내 대형마트 돼지고기 시장을 과점하는 유통업체들이 약 6년 간 매주 견적가격을 공유하며 1조2000억원 규모의 가격 담합을 벌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업체들은 경쟁사 가격 정보를 주고받으며 납품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했고,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가 시작되자 메신저 대화와 내부 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앤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호 부장검사)는 4일 국내 1·2위 업체를 포함한 돼지고기 유통업체 6곳과 임직원 1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17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국내 최대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담합했다. 업체들은 대형마트가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제출된 견적가격을 공개하지 않자 서로 견적가격 정보를 매주 교환하며 납품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행사나 재고 처분 등 변수가 생기면 개별 연락으로 가격을 조율했고, 2021년 11월부터는 텔레그램 단체 비밀대화방을 개설해 집단적으로 담합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강제수사 착수 약 3개월 만에 담합 규모가 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공정위가 현장조사에 착수하자 법무팀 담당자 등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메신저 대화와 경쟁사 가격 자료 등 관련 증거를 조직적으로 삭제한 사실도 밝혀냈다. 이에 범행 가담 정도가 무거운 임직원 12명에 대해서는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수사 결과 법무팀 직원이 영업팀장에게 경쟁사와 연락한 자료와 경쟁사 가격 정보를 담은 전산자료를 모두 삭제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공정위 조사와 압수수색 당시 상당수 증거가 이미 유실된 상태였으며 조사방해를 주도한 임직원 4명도 함께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사건으로 대형마트 돼지고기 가격이 최소 20% 이상 인상됐으며 대형마트 가격이 일반 소매점의 기준가격 역할을 하는 만큼 소비자 부담 증가와 돼지고기 물가 상승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서민 경제에 큰 폐해를 초래하는 담합을 근절할 수 있도록 본 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담합 범행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실행위자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