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보다 가족이 더 많았다"…대기업 89곳 중 85곳 '오너家 등기임원'
CEO스코어 조사…오너일가 407명 계열사 등기임원 등재
BS·SM·GS 순 겸직 많아…이중근 부영 회장 16곳으로 최다
총수 빠지고 자녀…한화·HD현대·신세계 등 '승계형 이사회'
[파이낸셜뉴스] 국내 대기업집단 대부분에서 총수 일가가 계열사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그룹의 경우 총수는 물론 배우자와 자녀, 친인척까지 다수의 계열사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며 혈연 중심의 '족벌경영'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과 한화, HD현대 등 일부 그룹은 총수가 등기임원을 맡지 않는 대신 자녀들이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전면에 나서는 모습도 확인됐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 4월 말 기준 총수가 있는 89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조사한 결과, 85개 그룹에서 오너일가 407명이 국내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별 오너일가의 계열사 등기임원 수를 합산한 결과 BS그룹이 46곳으로 가장 많았다. BS그룹은 1978년 설립된 보성기업(주) 을 모태로 하는 기업집단이다.
이어 SM그룹(45곳), GS그룹(34곳), 부영그룹(31곳), KG그룹(27곳), 농심그룹(26곳), 라인그룹·사조그룹(각 24곳), 영풍그룹(23곳), KCC그룹(22곳) 순이었다.
개인별로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계열사 21곳 가운데 16곳(76.2%)의 등기임원을 맡아 전체 오너일가 가운데 가장 많은 겸직을 기록했다. 올해 대기업집단에 새로 지정된 대명화학그룹의 권오일 회장은 15개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아 뒤를 이었다.
총수 배우자 가운데서는 공병학 라인그룹 회장의 배우자인 오정화 라인문화재단 이사장이 8개 계열사 등기임원을 맡아 배우자 중 가장 많은 겸직을 기록했다.
총수 자녀 중에서는 이중근 회장의 장녀인 이서정 이사가 부영과 동광주택 등 13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맡아 가장 많았다. 이어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이 8곳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CEO스코어는 과거 장자 승계 중심이었던 대기업 지배구조와 달리 최근에는 장녀의 이사회 참여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등기임원을 5곳 이상 겸직한 자녀세대 11명 가운데 장녀는 4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과 비교하면 등기임원 겸직이 가장 크게 늘어난 인물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2020년 실형이 확정되면서 모든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났지만, 복귀 이후 다시 16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맡게 됐다. 장녀 이서정 이사 역시 같은 기간 8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났다.
반면 SM그룹은 오너일가의 겸직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과거 최다 겸직자였던 박흥준 국일제지 대표는 16곳에서 7곳으로 줄었고, 우오현 회장과 자녀들의 겸직 수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조사 대상 89개 그룹 가운데 24곳은 총수가 단 한 곳의 계열사에서도 등기임원을 맡지 않았다. 삼성, 한화, HD현대, 신세계, CJ, DL, 미래에셋, 한국앤컴퍼니그룹, DB, 코오롱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DL, 미래에셋, 태광, 이랜드는 오너일가 전체가 등기임원을 맡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총수가 이사회에서 빠진 그룹 가운데 상당수는 자녀들이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한화그룹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임팩트 등 5개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었다. HD현대의 정기선 회장, DB그룹 김남호 회장, 코오롱그룹 이규호 부회장 등도 핵심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는 이번 조사가 국내 대기업집단의 오너일가 국내 계열회사 등기임원 현황을 분석한 것으로, 오너일가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동명이인과 동일인 지정 관련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인 쿠팡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