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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 재정 비상상황' 선언…"20년 만의 지방채에 기금마저 바닥"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취득세 수입 3조원 급감·복지 비용 폭증에 '재정 경보'
"지방채 발행 한도 99.6% 육박…강도 높은 구조조정 착수"
도지사·고위직 경비 등 7700억 감액 추경, 낭비성 사업 전면 중단 등 4대 개혁안 제시

추미애, '경기도 재정 비상상황' 선언…"20년 만의 지방채에 기금마저 바닥"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핵심 세원인 취득세 수입이 3조원 이상 급감한 데다, 지난 수년간 지방채 발행과 기금 끌어쓰기로 연명해 온 임시방편식 재정 운용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서다.

추 지사는 5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8월 5일 이 시간부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다"며 "도지사 본인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업무 경비 감액과 낭비성 예산 전면 중단 등 뼈를 깎는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20년 만의 지방채 발행과 기금 고갈… 사실상 '미생 예산'
추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선8기로부터 넘겨받은 올해 경기도 예산의 실상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1420만 도민의 삶과 직결된 주요 민생·필수 사업 예산을 12개월이 아닌 9개월치만 편성해 둔 파행적 상황을 정면으로 지적한 것이다.

추 지사는 "미생예산, 미완예산이다. 9달로 끝나는 예산이다.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방채를 발행하고 각종 기금까지 끌어다 쓰며 당장의 위기를 넘겼지만, 그렇게 하고도 올해 예산조차 온전히 편성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인장기요양 예산(약 1234억 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지원(약 291억원), 도 교육청 유·초·중·고교 급식비 지원(약 584억원), 산후조리비 지원(약 80억원) 등 주요 민생 사업의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치 예산을 전혀 세우지 못한 사례를 공개하고, 당장 올해 하반기에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재정 파행의 배경에는 세입의 구조적 불균형과 과도한 빚 의존이 자리 잡고 있다.

도세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부동산 거래 절벽으로 인해 2022년 약 11조원에서 올해 8조원 수준으로 30%가량 급감했다.

3기 신도시 개발에 따른 취득세 수입 역시 당초 예상치 6500억원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2300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재정 구멍을 메우기 위해 도는 2025년 한 해 동안 20년 만에 처음으로 약 943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방채 발행 한도 9460억원의 99.6%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마저 부족해 남북협력기금 384억원 중 340억원 이전 등 목적이 정해진 각종 기금에서 5588억 원의 재원을 통합계정을 통해 끌어다 썼지만, 가용 재원마저 바닥나며 '재정 비상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빚 연기하는 모라토리엄 아니다"… 강도 높은 자체 구조조정 착수
다만 이번 선언은 과거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취임 당시 단행했던 '모라토리엄(지급유예)'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모라토리엄이 당장 상환 기일에 도달한 채무나 민간 대금 지급을 일시 중단하는 파산적 조치라면, 경기도의 '재정 비상 선언'은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기 전에 지자체 스스로 낭비 요인을 차단하고 세출을 감축하는 선제적 긴축 경영 선언이다.

추 지사는 위기 극복을 위한 4대 대책으로 △도지사 및 고위공직자 업무경비 감액 △일회성·선심성 행사 및 불요불급한 사업 전면 중단 △도지사 직속 참모조직 및 공공기관 인력·사업 원점 재검토 △지방소비세 확충 등 세입구조 정상화를 위한 중앙정부 제도개혁 요구를 공식 제시했다.

추 지사는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남아 있지 않다"며 "재정 위기가 하루아침에 시작되지 않은 만큼 바로잡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과 고통이 따르겠지만, 그 고통을 서민과 취약계층에 떠넘기지 않고 공정한 재정개혁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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