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부 '권리 밖 노동자' 대책에 프리랜서 반발…"근로기준법 적용 확대해야"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일하는 사람 기본법, 2·3등 노동자 확정법"
"근로자 추정제 실효성 의문"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과 문화예술노동연대,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방송·공연·출판·영화 분야 프리랜서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정부의 '권리 밖 노동자' 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성현 기자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과 문화예술노동연대,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방송·공연·출판·영화 분야 프리랜서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정부의 '권리 밖 노동자' 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프리랜서 단체들이 정부에 노동자성 인정과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를 촉구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프리랜서를 근로기준법 밖의 별도 범주로 고립시켜 제한적으로 보호하는 데 그치며, '근로자 추정제'는 분쟁이 생긴 뒤에야 작동하는 사후 구제책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과 문화예술노동연대,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방송·공연·출판·영화 분야 프리랜서 노동조합들은 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 등 '권리 밖 노동자' 보호 방안에 대한 당사자들의 입장과 요구를 밝히기 위해서다.

정부는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형 노동자가 869만명으로 추산하고 연내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미수금 회수와 법률 상담, 직업훈련, 사회안전망 등을 지원하는 'K-노동복지회의소'도 설립할 계획이다.

이날 이들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근로자로 인정돼야 할 프리랜서에게 서면계약서 교부와 일방적인 계약 해지·변경 금지 등 최소한의 보호만 제공할 뿐 노동시간 제한과 연차휴가, 4대보험 등 노동·사회보장 권리는 충분히 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종수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사무처장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근로기준법 배제법이자 2·3등 노동자 확정법"이라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이들에게 한국 사회는 혹독하다. 주 100시간을 일해도 보호할 법이 없으며, 휴가를 가면 벌이를 포기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이라는 정형의 틀 내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근로자 추정제에 대해서는 분쟁이 발생해 노동자가 구제 절차를 밟아야만 활용할 수 있고, 최종 결론도 기존 근로자성 기준에 따라 내려져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나왔다. 장 사무처장은 "창도 방패도 없이 싸우다 지쳐 노동청에 가면 호미를 쥐여주고 다시 싸우라는 꼴"이라며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근로기준법의 보호 없이 일한 기간이 되돌아오기라도 하느냐"고 반문했다.

안명희 문화예술노동연대 정책위원장은 이른바 '무늬만 프리랜서' 논란이 불거진 방송 현장을 사례로 들었다. 안 위원장은 "근로감독이 수차례 실시됐으나 같은 직종에 대한 판단이 방송사마다 달랐다. 고용노동부는 KBS에서 일한 CG 종사자는 근로자로 인정하면서도 SBS 종사자는 인정하지 않았다"며 "근로자와 근로자가 아닌 사람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사용자에게 입증 책임을 넘겨도 근로자성 판단 기준 자체는 달라지지 않아 문제"라고 꼬집었다.

K-노동복지회의소의 미수금 회수 지원만으로는 임금체불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안 위원장은 "법률상담과 민사소송 비용 보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임금체불 책임을 묻고, 프리랜서도 대지급금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임금채권 보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K-노동복지회의소를 노동조합의 대안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오빛나리 작가노동조합 위원장은 "작가노조가 설립신고증을 받기까지 140일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성을 거듭 입증해야 했다"며 "새로운 지원 창구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프리랜서 노동조합의 설립을 가로막지 말고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사용자와 교섭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 제작 현장의 불합리한 계약 관행에 대한 증언도 있었다. 김기영 방송스태프지부장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와 법원 판결 등을 통해 드라마 제작 스태프의 근로자성이 인정됐음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3.3% 프리랜서 계약과 위수탁 계약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 구속돼 장시간 일하면서도 근로계약서 작성과 4대 보험 가입, 연장·야간수당 지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토로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근로기준법 #노동자성 #프리랜서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