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간제근로자 '1월 1일 고용 공백' 없앤다… 건보료·실업급여 불이익 해소
12개월 채용도 계약은 1월 2일부터 시작
하루 공백에 1월 지역건강보험료 부과
고용보험 가입기간도 1년 미만으로 처리
시민고충처리위, 1월 1일 시작일 명시 권고
제주도 소속 기관 관련 행정지도 수용
13년 묵은 주택 오수배수 민원도 재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 소속 기관의 기간제근로자를 12개월간 채용하면서도 계약 시작일을 1월 2일로 정해 발생하던 하루짜리 고용 공백이 사라진다. 형식적인 하루의 차이로 근로자가 1월분 지역건강보험료를 부담하고 실업급여 지급일수에서도 불이익을 받는 행정관행을 바로잡은 조치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 시민고충처리위원회는 2026년 상반기 고충민원 조사 결과, 12개월 채용 승인을 받은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명시하도록 관련 부서에 행정지도할 것을 의결했다. 해당 행정기관은 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했다.
이번 제도 개선은 제주도 소속 기관에서 일한 기간제근로자의 고충민원에서 시작됐다. 해당 근로자는 12개월 채용 대상이었지만 계약서에는 근무기간이 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기재됐다.
서류상 계약기간은 1년에서 하루가 빠진 364일이 됐다. 새해 첫날인 1월 1일에는 직장가입자 신분이 아닌 지역가입자로 분류되면서 해당 월의 지역건강보험료까지 부담하게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료 부과 기준에 따르면 건강보험 가입자격을 매월 1일에 취득하면 해당 월부터 보험료가 부과된다. 1월 1일 지역가입자 자격을 취득한 뒤 1월 2일 직장가입자로 바뀌는 구조에서는 1월분 지역보험료가 발생할 수 있다.
고용보험 가입기간도 문제가 됐다. 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계약은 피보험기간이 1년 미만으로 처리될 수 있어 계약 종료 뒤 받을 수 있는 구직급여 지급일수가 줄어든다.
현행 구직급여 지급기간은 퇴직 당시 연령과 고용보험 가입기간에 따라 120~270일로 달라진다. 가입기간이 1년 미만이면 연령과 관계없이 120일이지만, 1년 이상 3년 미만이면 50세 미만은 150일, 50세 이상과 장애인은 180일이 적용된다. 하루의 계약 공백이 최소 30일, 많게는 60일의 지급일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위원회는 실제 채용 승인이 12개월로 이뤄졌다면 근로계약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끊김 없이 설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첫 출근을 하는 날짜와 근로계약상 시작일은 구분할 수 있는 만큼 1월 1일이 공휴일이라는 이유로 시작일을 1월 2일로 늦출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따라서 이번 개선의 핵심은 '1월 2일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게 한다'는 뜻이 아니다. 실제 계약 시작일을 1월 2일로 잡아 근로관계와 사회보험 가입기간에 하루의 공백을 만들던 방식을 고친 것이다.
시민고충처리위원회는 13년간 해결되지 않은 개인주택 오수배수설비 민원도 현장조사와 부서 간 조정을 통해 재시공으로 이끌었다.
민원인은 2013년 주택 오수배수설비 공사를 진행했지만 기존 정화조가 폐쇄되지 않고 오수관이 충분히 깊게 매설되지 않아 옥내 화장실을 설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관계기관에 여러 차례 재시공을 요청했으나 해결되지 않자 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위원회는 전문조사관을 현장에 보내 설비 상태를 확인하고 관련 부서와 해결방안을 조율했다. 담당 부서는 당시 공사 절차에 위법성은 없었지만 주민이 장기간 겪은 불편을 고려해 재시공 요구를 수용했다.
제주도 시민고충처리위원회는 도 본청과 소속 기관, 출자·출연기관, 공기업과 위탁운영기관에서 발생한 고충민원을 조사해 시정 권고와 의견표명, 합의·조정,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기구다.
위원회의 의결을 이행한 공무원과 부서에는 적극적으로 민원을 해결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감사면책 제도가 적용된다.
황석규 제주도 시민고충처리위원장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민원과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제도적 불이익까지 살펴 도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