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문체부 업무보고 "문화예술 지원 대폭 늘려야...체육단체 직선제" 주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문화국가가 됐지만 정부 투자는 여전히 취약하다"며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 이 같은 문화적 성취를 이뤄냈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며 "김구 선생이 지금의 모습을 본다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생산력 향상에 힘입어 문화 향유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문화가 하나의 산업으로 중요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며 "K팝에서 이미 그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화예술은 분야가 다양하고 창작자마다 특성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방식이 아닌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휘영 문화체육부 장관은 이에 취임 이후 문화예술계 관계자들과 약 300차례 만나 의견을 들었다며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정책과 관련해서도 문화예술산업의 잠재력을 언급했다. 그는 "국가나 기업이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며 "창의적인 창업의 시대를 열어야 하는데 문화예술 분야가 그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문화예술은 관광 콘텐츠와 지역 특화 콘텐츠 등 다양한 연관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산업적 특성이 청년들의 창업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출판산업의 낮은 수익성과 해외 진출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은 국내 출판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7%에 불과하다며 독서인구 감소로 업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다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 문학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진 점과 출판산업이 지식재산권(IP)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출판 매출의 99.7%가 국내 시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해외시장 개척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번역 지원 예산과 사업 방식을 묻자 김 원장은 국내 출판사가 해외에 진출할 때 필요한 샘플 번역과 작품 포트폴리오 제작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한국 출판물의 수준은 세계적이지만 해외 출판사와의 접점이 부족하다"며 "K-북 저작권 마켓을 열고 미국·이탈리아·태국 등 해외 도서전에 참가해 국내 작가와 출판사에 수출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번역가와 작품을 플랫폼 방식으로 공개 모집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시장 공모 방식으로 재야의 실력자를 발굴하면 더 많은 작품을 효율적으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작품을 번역할지 시장에 일정 부분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국관광공사의 해외지사 운영과 외래 관광객 유치 전략도 점검했다.
관광공사 측은 해외지사에서 외래 관광객 유치와 현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포상관광인 '인센티브 투어'는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 단위로 이뤄져 현지 시장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요 시장은 중국과 일본, 미국 등이며 국제학회와 기업행사 등도 핵심 유치 대상이다. 관광공사는 중국 7곳과 일본 3곳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총 30개 해외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국내 여행업체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영세한 상황에서 국가기관의 공신력을 활용해 현지 여행사와 기관 등 관광 생태계의 주요 파트너를 연결하는 것이 해외지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문체부 산하 기관의 해외지사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하며 관광공사 해외지사의 필요성과 성과를 면밀히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월드컵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대한축구협회장 선출 문제 등이 불거진 상황을 반영하듯, 대한체육회의 조직 운영과 선거제도에 대한 점검이 가장 먼저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 등 체육단체의 비민주적 운영구조를 문제로 지적하며 회장 선출 과정에 직선제를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의 근원은 비민주적인 조직 운영"이라며 "선출 과정뿐 아니라 장기 집권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에 따르면 경기단체장은 모두 비상근직이며 대한체육회 산하 협회와 각 협회에 속한 광역·기초단체 등을 포함하면 소속 단체가 약 1만1000개에 이른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인단이 기존 약 2200명에서 직선제 도입 이후 9만2000여 명으로 늘었다는 설명을 들은 이 대통령은 산하 종목단체에도 직선제를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