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가누르기 방지' 보완 추진
이훈기 "정부안 실효성 낮아"
여당이 정부를 향해 기업의 인위적인 '주가 누르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추정 방식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정부 세제 개편안에 담긴 추정 방식이 당이 요구해온 것에 비해 대폭 완화돼서다. 세제 개편안을 둘러싸고 당정 간 이견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주가 누르기는 오너 일가가 상속세나 증여세를 적게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사의 주가를 낮게 유지하거나 떨어뜨리는 편법 행위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부안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며 정부의 주가 누르기 행위 추정 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담긴 기업의 인위적 주가 누르기 행위를 추정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우선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행위 여부다. 최근 1년간 중복상장·교환사채(EB) 발행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업종별로 총 13개 반기 중 누적 12개 반기 동안(6년 6개월 중 6년 이상) 기업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주식시장에서 하위인 경우도 인위적 주가 누르기로 간주한다. 코스피 상장사는 하위 25%에 들면 이에 해당한다. 코스닥 상장사는 하위 10%다.
이훈기 의원은 정부안이 주가 누르기 유인은 차단하지 못하고 회피 방법만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13개 반기 중 한 반기만이라도 저PBR 상태를 벗어나면 주가 누르기 의심을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로 인해 기업이 지속적으로 PBR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기간만 관리할 것이라 우려했다.
또 정부가 내건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행위 여부' 조건도 사실상 이미 법적으로 금지되거나 엄격하게 제한된 것들이라 기업의 인위적 주가 누르기를 선별하기에는 실효성이 낮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의원은 "이대로는 실효적인 주가 누르기 방지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자신이 마련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공개했다. 개정안은 PBR이 0.8 미만인 상장 주식은 비상장 주식처럼 순자산가치의 80%로 평가해 세액 산정 하한선을 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앞서 같은 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소영 의원안과 동일하다.
당내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 입법을 주도해 온 이소영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훈기 의원과 유사한 취지로 정부안을 비판했다. 그는 "솔직히 이 정부안을 누가 적용받게 될지 모르겠다"며 "PBR 0.8 이하 기업을 모두 대상으로 하면 국내 상장회사 절반인 1300여개 회사가 대상이 된다. 정부안에 따르면 100개 남짓"이라고 분석했다. 사실상 정부가 나서 주가 누르기 추정 요건을 완화해 제도 실효성을 훼손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수차례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하고 진심으로 이 법안에 공감했다"며 "이번 정부안은 국회를 바보로 아는 것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진심 어린 업무 지시에 대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형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