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중동 3국, 공동방위조약 체결...이스라엘·이란 압박?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7일 메카 회동
3국 공동방위조약 체결...나토같은 집단 방위 약속
친미·수니파 계열 공통점
중동의 군사·경제 강자들 한 데 모여
이스라엘 및 이란 시아파 세력 확장 견제할 듯
[파이낸셜뉴스] 중동의 친(親)미국·이슬람 수니파 3개국이 미국 없이 공동방위조약을 맺었다. 이들은 3국 중 하나라도 공격받으면 공동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파키스탄의 세바즈 샤리프 총리는 이슬람교 최대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만났다. 3개국 정상들은 회동 이후 공동성명을 내고 '메카 공동방위조약'으로 불리는 3자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모든 침략 행위에 대한 집단적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약 체결 3국 중 어느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했다.
성명에는 조약 체결국의 구체적인 의무 사항이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3국 정상들은 이번 조약이 3국의 집단 안보를 강화하고 중동을 넘어 전 세계의 평화, 안보, 안정을 증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 관계자는 이번 협정에 대해 "이 조약에는 집단 방위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오직 방위를 위한 상호 지원을 약속하는 순수 방어적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협정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며, 다른 역내 국가들에도 열려 있고 기존의 양자 또는 다자간 협정을 파기하거나 대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번 협정은 약 1년에 걸친 의견 조율 끝에 마무리되었다고 알려졌다.
3개국 모두 이슬람 수니파가 중심인 국가이며 미국과 사이가 좋다. 특히 튀르키예는 이미 미국과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함께 속해 있으며, 나토 헌장 5조를 통해 미국과도 집단 방위 약속으로 얽혀 있다.
이번에 뭉친 3국의 공통 관심사는 이스라엘과 이란이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이란전쟁 이후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에게 원거리 타격을 받았으며, 중동 내 이란 세력 확장을 경계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최근 이란전쟁 전후로 이스라엘의 군사적 확장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파키스탄은 이스라엘을 지금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웃한 이란과 가까워 올해 이란전쟁 종전 중재국으로 급부상했다.
결과적으로 3국의 연합은 중동 내 이스라엘 및 이란 시아파의 세력 확장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싱크탱크인 걸프연구센터(GRC)의 압둘아지즈 사게르 센터장은 "불확실성이 고조된 시기에 이슬람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개국이 모인 것은 안보 문제에서 긴밀히 협력하려는 역내 국가들과 중견국들의 의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튀르키예는 나토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성지 메카와 막대한 석유자원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파키스탄은 이슬람권 유일의 핵보유국이다. 사게르는 "3국 협력 체제가 제도화하고 구체적인 협력으로 이어진다면, 3국의 집단적 외교·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역내 주도적인 새로운 안보 구조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