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날리다 되레 제압됐다"…호주 응급실 난동 환자, 주짓수로 제압한 간호사 [영상]
술 취한 환자, 의료진 향해 폭언·침 뱉다 퇴원 조치 중 폭행 시도
CCTV 속 간호사 "운 좋아 대응… 작은 체구 간호사는 어땠겠나"
[파이낸셜뉴스] 호주의 한 응급실 간호사가 자신을 폭행하려던 환자를 주짓수 기술로 제압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며 의료진을 향한 병원 내 폭력의 심각성을 알렸다.
브리즈번타임스 등 호주 현지 매체들은 지난 4일(현지시간) 브리즈번의 로열 브리즈번 앤드 우먼스 병원의 응급실 간호사이자 호주 육군 소속인 다니엘 넬슨이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영상을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응급실에서 발생한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뒤 이날 기준 조회수 150만회를 넘기며 큰 관심을 모았다.
공개된 CCTV에는 새벽 2시께 응급실에서 퇴원 조치된 남성이 병원 밖으로 나가는 듯하다가 갑자기 돌아서 넬슨에게 물건을 던진 뒤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모습이 담겼다.
넬슨은 곧바로 환자의 공격을 피한 뒤 주짓수 기술로 바닥에 넘어뜨리고 보안요원이 도착할 때까지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압했다.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10년 넘게 수련한 덕분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넬슨은 해당 환자가 당시 술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였으며 의료진에게 폭언을 하고 바닥에 침을 뱉는 등 난동을 부려 퇴원을 안내하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커피를 사러 가는 길에 함께 밖으로 안내했는데 갑자기 공격했다"며 농담조로 "나에게 안기고 싶었던 것 같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폭력이 발생하는 응급실 상황도 알렸다.
넬슨은 "이번에는 운 좋게 내가 대응할 수 있었지만, 체구가 작은 간호사나 신규 간호사, 학생이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며 "의료진이 스스로를 물리적으로 방어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 종사자를 향한 폭력은 업무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술에 취했다는 것은 어떤 폭력도 정당화할 수 없는 변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환자를 돌보는 동료 의료진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런 행동 속에서도 매일 출근하는 모든 의료진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넬슨에 제압된 환자는 단순폭행 혐의를 인정해 450호주달러(약 45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은 의료 현장의 폭력이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점도 다시 부각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 종사자 10명 중 6명은 직장 내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 언어폭력이 58%로 가장 많았고 협박(33%), 성희롱(12%)이 뒤를 이었다. 신체적 폭행 역시 의료진의 8~38%가 직업생활 중 한 차례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에서도 올해 퀸즐랜드주 보건 종사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9%가 직장 내 폭행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답했으며, 70%는 근무하는 병원의 보안 인력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다고 응답했다.
[email protected]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