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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도 큰 빌딩으로…상업용 부동산 '부익부 빈익빈' 뚜렷 [fn마켓워치]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형 오피스 공실률↓·소형은↑ 초대형 물류 신규 공급 '제로'…해외자본 73%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가 몸값 갈라..은행 빈자리엔 최대 45조 대체대출 시장
10일 이지스운용 '2026년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 발표

<2026년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 요약표> 이지스운용 제공.
<2026년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 요약표> 이지스운용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좋은 자산은 더 귀해지고, 애매한 자산에는 돈이 붙지 않는'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임차인은 대형 우량 오피스로 이동하고 글로벌 자본은 공급이 제한된 물류센터와 호텔, 전력을 선점한 데이터센터를 골라 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가격을 넘어 자금조달 여부까지 가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10일 이지스자산운용 전략리서치실의 '2026년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양극화'다.

우선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올해 1·4분기 서울 평균 공실률은 6.1%지만 연면적 3만3000㎡ 이상 대형 오피스는 전년 대비 2.3%포인트 떨어진 5.7%를 기록했다. 반면 1만6500㎡ 미만 소형은 1.1%포인트 오른 7.8%였다. 임차인이 프라임급 자산으로 이동하면서 같은 서울에서도 건물 등급에 따라 시장이 갈리고 있다.

물류센터는 공급 부족이 우량 자산의 희소성을 높이고 있다. 연면적 16만5000㎡ 이상 초대형 물류센터 신규 공급은 2023~2024년 연간 6건에서 지난해 '0건'으로 끊겼다. 대형 물류센터 임대료가 연평균 3.8% 오른 반면 소형은 2.5% 하락했다. 지난해 거래의 73%를 해외 투자자가 차지한 것도 도심 인접 배송 거점과 대형 신축 등 경쟁력 있는 자산에 글로벌 자금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데이터센터는 '전력 선점'이 새로운 진입장벽이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국내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7년 전력 수요 대비 공급 가능 전력은 약 64%에 불과하다. 결국 전력과 인허가를 이미 확보한 자산이 일종의 '희소 라이선스'를 가진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텔 역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제한된 공급이 맞물리면서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올해 1·4분기 국내 호텔 거래 규모는 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 증가했다.

여기에 자금조달 시장도 양극화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부동산 펀드레이징에서 상위 20개 운용사의 평균 클로징 규모는 51% 증가한 반면 나머지 운용사는 30%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전년 대비 9.1% 줄면서 은행의 빈자리를 대체자본이 메우는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이지스운용은 관련 부동산 대출펀드 시장을 연간 32조~45조원 규모로 추산했다.
한 부동산 IB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격을 낮추면 거래가 가능한 자산이 많았다면 지금은 가격보다 '자금이 붙을 수 있는 자산인가'가 먼저"라며 "임차인과 대주단, 기관투자자가 동시에 선호하는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의 유동성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전력이나 대형 물류센터의 공급 제한처럼 돈으로 단기간 해결하기 어려운 조건이 자산가치를 좌우하기 시작했다"며 "결국 하반기 부동산 투자는 싸게 사는 게임보다 희소한 자산을 먼저 확보하는 게임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전략리서치실 관계자는 "임차인은 대형 우량 자산으로, 자본은 전력과 인허가를 확보한 자산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우량 자산 확보 능력과 유연한 자본 전략을 갖춘 투자자에게 기회가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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