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에퀴티, 라인게임즈 2235억 풋옵션 항소심 공방 '후끈' [fn마켓워치]
계약 위반 중대성 입증 여부 쟁점…투자자 회수 권리 판단 주목
1250억 투자 이후 지분 희석, 주주간계약상 보호장치 실효성 시험대
[파이낸셜뉴스]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의 라인게임즈 투자금 회수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항소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약 1250억원을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가 2235억원 규모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지만 1심에서 청구가 기각되면서다. 항소심에서는 계약 위반 자체가 풋옵션 행사 사유인지, 별도로 위반의 중대성까지 입증해야 하는지가 쟁점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앵커에퀴티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 룽고엔터테인먼트는 라인야후 그룹 계열사 제트인터미디어트글로벌을 상대로 주식매매대금 청구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청구금액은 약 2235억원이다.
앞서 룽고는 2018년 라인게임즈에 약 1250억원을 투자하면서 주주간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라인 측의 경업금지의무와 함께 그룹 내 신규 게임에 대한 라인게임즈의 배타적 결정권, 독점 퍼블리싱권 등이 포함됐다. 그룹 내부의 사업기회가 다른 계열사로 이전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장치다.
룽고는 라인 측이 신규 게임 개발·출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라인게임즈의 사업기회가 침해됐다고 주장한다. 이를 근거로 2023년 9월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대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자 이듬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계약 위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위반의 중대성 등을 이유로 룽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룽고 측은 계약 문언에 없는 추가 요건을 요구한 판단이라며 항소했다.
지난 9월 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변론에서도 양측은 계약 해석을 놓고 맞섰다. 룽고 측은 경업금지 및 사업기회 보장 의무 위반 자체가 풋옵션 행사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라인야후 측은 신규 게임 관련 통지가 부수적인 절차적 의무이며, 통지 지연만으로 거액의 주식매매대금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투자자 지분 희석 문제도 거론됐다. 룽고 측에 따르면 라인게임즈의 유상증자 이후 자사 지분율은 21.4%에서 0.5%로 낮아졌다. 반면 라인야후 측 지분율은 35.7%에서 83.8%로 높아졌다. 룽고 측은 해당 유상증자 역시 주주간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분쟁은 비상장기업 투자에서 계약상 회수 권리가 실제로 작동하기 위한 조건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통상 FI들은 풋옵션과 경업금지, 사업기회 보장 조항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 위험을 관리하지만, 행사 요건에 대한 해석이 엇갈릴 경우 회수가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항소심이 투자계약상 풋옵션 행사 사유와 실제 권리 행사에 필요한 입증 범위를 구분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손해배상 청구와 달리 약정에 따른 주식매수 의무에 별도의 손해 입증이 필요한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짚었다.
다음 변론기일은 11월 12일로 예정돼 있다. 항소심 판단에 따라 향후 비상장기업 투자계약의 투자자 보호 조항 설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