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노란봉투법 쟁의대상 명확히 규정하라" 주문…노동계 "재계 편들기, 월권행위"
국무회의서 쟁의행위 대상 구체화 재차 지시
노동장관 "더 적극적으로 검토"
민주노총 "노동쟁의 축소, 단체행동권 제한…중단하라"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가 가능한 경영상 결정에 대한 기준을 시행령 등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재차 주문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한 가운데, 노동계는 이 같은 대통령의 주문에 대해 "재계 편들기"라며 극구 반발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의한 쟁의대상인지 아닌지에 대해 명확한 규정·사례를 만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명백한 것들에 대해선 기준을 명시해달라는 요구가 나름 일리가 있는 주장인데,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도 호남 반도체 투자를 교섭 대상으로 삼겠다고 한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런 식이면 (쟁의대상이) 무한하게 넓어지지 않겠나"라며 "적정선에서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 역시 노조법과 관련해 정부가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쟁의대상 모호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이 "시행령으로 만드는 것은 안 된다는 취지"라며 "행정해석으로 이미 다 내렸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해석과 지침은 다르다. 해석은 의견일 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런 경우는 아니다'라고 노동부 령으로 하는 것과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다는 게 노동부 의견이다'와는 또 다르다"며 "법률에 위임이 없으면 못하는 게 아니고, 법률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그 법의 시행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장관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노동부도 이날 관련 보도자료설명을 내고 "노동쟁의 대상 관련 산업현장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관련 전문가 및 산업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산업현장의 노사에게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대통령의 말씀 취지가 현장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그 내용과 형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를 토대로 실효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재계 편들기이자 월권행위"라며 반발했다. 개정법상 쟁의범위·대상 구체화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부터 경영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안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노동쟁의 대상을 좁히는 문제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대통령의 지시는) 위법 소지가 있는 시행령을 일단 만들어놓고 나중에 다투라는 것으로, 법을 지키며 행정을 펴야 한다는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조법이 시행 초기부터 정부의 소극적·후퇴적 태도로 형해화되는 것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행정입법으로 축소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mail protected] 김준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