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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기 하나로 냉·난방… 삼성, 제주서 히트펌프 시대 연다 [르포]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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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S 올인원' 실증 현장
냉방 열 재활용해 난방·급탕 활용
2030년 350만대 보급 시장 겨냥
실거주 에너지 데이터 확보나서
설치 가정 전기료 1만5000원↓

제주 도남동 지역에서 삼성전자 'EHS 올인원'을 사용하는 고객이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제주 도남동 지역에서 삼성전자 'EHS 올인원'을 사용하는 고객이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DA사업부 신문선 상무가 제주도에서 히트펌프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DA사업부 신문선 상무가 제주도에서 히트펌프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임수빈 기자】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350만대 보급이 예상되는 국내 히트펌프 시장을 정조준했다. 유럽시장에서 인정받은 고효율의 친환경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을 앞세워, 국내 냉난방 시장의 판을 바꿔보겠다는 구상이다. 이른바 난방 전기화다. 삼성전자는 연내 국내 출시를 위해 우선, 제주를 무대로 국내 주거 환경에 최적화된 히트펌프 데이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전자의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EHS 올인원'이 설치된 제주 도남동의 한 단독주택. 1992년 준공된 이 집에서 34년째 살고 있는 양창희씨(74)는 "기존에는 냉방은 에어컨으로, 난방과 온수는 등유 보일러가 있어야 가능했는데, 현재는 냉방도, 온수도 모두 삼성전자 EHS 올인원 하나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 집의 전기요금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만5000원 가량 줄었다.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 시간이 늘고, 기존 등유보일러가 담당했던 온수까지 전기로 공급하고 있음에도, 되레 전기요금 절약으로 이어진 것이다.

■에너지 효율 최적화 히트펌프 실증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이 집에 실거주형 '히트펌프 필드 테스트 랩'을 구축, EHS 올인원의 냉난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검증 중이다. 거주자의 습성을 반영한 사계절 이용 데이터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본사에서 제품 운전 상태를 원격 모니터링하며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양씨는 "예전에는 보일러 기름이 언제 떨어지는지 걱정해야 했고 온수를 쓸 때마다 직접 보일러를 켰다를 반복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온도만 설정하면 냉방, 온수 모두 알아서 작동한다"고 말했다.

히트펌프는 공기 중의 열을 활용해 높은 에너지 효율을 구현하는 기술로, 화석연료 중심의 난방을 전기 기반으로 전환하는 '난방 전기화'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미 유럽시장에서는 히트펌프가 대세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해 4월, 국내보다 한 발 앞서 유럽시장에 EHS 올인원을 출시했다. 하나의 실외기로 직접적인 공기 냉방(A2A)뿐만 아니라 물을 데워 사용하는 바닥 난방·급탕(A2W)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름철 냉방 과정에서 외부로 버려지는 열을 온수 생산에 다시 활용하는 '열 회수' 기술을 적용하는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도 최적화됐다.

■"난방비 부담" 난방 전기화 바람

유럽에서는 이미 탈탄소와 에너지 안보 강화에 따라 화석연료 보일러를 히트펌프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국내도 히트펌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518만t(톤) 감축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 중이다.

같은 날 찾은 제주시 애월읍의 한 단독주택 역시, 지난 6월 25일 제주 히트펌프 보급사업을 통해 삼성전자의 'EHS 히트펌프 보일러'가 설치됐다. 집주인 김은애씨(54)가 보급 사업 공고가 나오자마자 신청한 배경에는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 있었다. 도시가스 공급이 제한적인 제주에서는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액화석유가스(LPG)나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는 "겨울철 난방비가 부담스러워 사업 공고가 뜨자마자 신청했다"며 "히트펌프 설치를 결정한 뒤 여러 업체를 알아봤는데 삼성전자가 기술력이 가장 좋다는 평가가 많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EHS 히트펌프 보일러는 35도 출수 조건에서 계절성능계수(SCOP) 4.9를 기록해 정부 히트펌프 보급사업 에너지 효율 가이드라인인 4.5를 웃돈다. 외기 온도 영하 25도에서도 정격 난방 성능을 100% 제공하고 최대 70도의 온수를 공급한다. 소음도 적다. 제주 보급사업 기준 총 사업비 약 1400만원 가운데 70%가 지원돼 소비자 자부담은 약 400만 수준이다.

신문선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상무는 "현재 산업 기반에서는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향후 시장이 커지면 보조금은 줄어들고 제조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높여 이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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