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아프기 전에 관리…건강관리 중심 '병원→일상'으로"
[파이낸셜뉴스] 건강관리의 중심이 병원에서 일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질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면·영양·체중·운동 등을 평소 스스로 관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식음료부터 유통, 뷰티, 제약까지 산업 간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삼일PwC가 발간한 '보이스 오브 컨슈머 2026 건강관리 소비자 트렌드: 일상이 된 건강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들의 건강관리 방식이 의료기관 중심의 '치료'에서 일상생활 속 '예방·관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PwC가 전 세계 27개국 소비자 2만1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은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기'를 주요 건강관리 목표로 꼽았다. 스트레스와 수면 개선, 체중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특히 소비자의 80%가 건강관리 과정에서 앱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 관련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식품과 보충제, 웨어러블 기기, 모바일 앱, 의약품을 각각 별개의 상품으로 구매하기보다 체중 감량이나 수면 개선, 혈당 관리, 노화 관리 등 자신의 건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품뿐 아니라 데이터와 진단, 코칭, 구독 서비스를 결합한 건강관리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식음료·유통·뷰티·제약 등으로 나뉘었던 산업 간 경계 역시 '어떤 제품을 파느냐'에서 '어떤 건강 문제를 해결하느냐'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을 글로벌 건강 소비 트렌드의 '선행지표 시장'으로 평가했다. 빠른 초고령사회 진입과 높은 디지털·인공지능(AI) 수용도에 건강기능식품 및 K-뷰티 산업의 성장,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까지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 국내 건강기능식품 소비는 가족 단위에서 개인 맞춤형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AI 기반 피부 진단과 비대면 건강관리 플랫폼, 혈당 관리 서비스 등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단순히 제약시장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체중 감량 과정에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이 함께 바뀌면서 식음료와 건강기능식품 등 건강 관련 소비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기업들도 단순한 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건강관리 전반을 지원하는 서비스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식음료 기업은 맞춤형 영양관리와 구독 서비스를 결합한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생활용품·뷰티 기업은 진단 기반 맞춤형 솔루션 제공자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기업 역시 고객이 원하는 건강 상태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추천하는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제약업계 역시 질병 치료에 집중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예방과 일상 관리, 치료 후 사후관리까지 연결하는 통합 서비스 역량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용범 삼일PwC 제약·바이오 산업 리더(파트너)는 "건강은 더 이상 의료 서비스를 통해 회복하고 관리할 대상이 아니라 소비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주체적으로 관리할 대상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소비자의 자기 주도적인 건강관리를 더 쉽고 편리하게 지원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