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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서울시, 경의선숲길 사용료 내야…연체료 더하면 800억원"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법원 2부, 서울시-철도공단 변상금 소송 상고심서 원고 패소 2심 판결 확정
1심 "개발 협조 등 실질적 합의 인정" vs 2심 "문구 삭제는 거절 의사" 대립
대법원 "처분문서 해석한 원심 정당"... 상고심서 제기한 새 법리 주장도 배척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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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358억원을 들여 조성한 '연트럴파크'(경의선숲길)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이 원심(2심)의 판단을 확정하면서, 서울시는 이미 부과된 변상금 421억원에 연체료 등을 더해 총 800억원대의 토지 사용료를 물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12일 서울시가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낸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경의선숲길은 경의선 복선전철화사업으로 지상 철로가 지하화되면서 생긴 공간에 조성된 길이 6.3㎞의 선형공원이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따온 '연트럴파크'로 불린다. 변상금이 부과된 서울 마포구 동교동 190-1 외 123필지 9만9736㎡는 국유지로, 공단이 관리위탁을 받아 관리해 왔다.

서울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현 국가철도공단)은 2010년 12월 협약을 맺었다. 공단은 서울시의 공원 조성에 '부지사용 등 협조'를, 서울시는 공단의 역세권 개발 인허가에 협조하기로 하고, 국유재산 처리 등은 향후 관련 부서 간 협의를 통해 합의하기로 했다. 공단은 2011년 7월 기간을 5년으로 정해 무상사용을 허가했고, 2016년 7월 한 차례 1년 연장한 뒤 갱신을 거부했다. 이어 2020년 1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2017년 7월~2022년 12월 점유분에 대한 변상금 421억2015만원을 부과했다.

1심과 2심의 판결은 업무협약 체결 경위와 의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반대로 엇갈렸다. 구체적으로 서울시가 협약에 근거해 부지의 점유·사용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는지, 처분이 신뢰보호·비례원칙에 어긋나는지, 지자체의 사용료 면제기간을 1년으로 제한한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32조 5·6항이 법률유보 원칙이나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났는지다.

1심은 협약이 공원시설이 존치하거나 국유재산 처리로 소유권 변동이 이뤄지기 전까지 무상사용 권한을 부여한 약정으로서 구속력이 있다고 봤다. 협약서 초안에 있던 '토지제공'이 '부지사용 협조'로 바뀌는 대신 제3조에 '국유재산 처리'가 들어간 경위를 근거로, 폐철도부지 공원은 영구 존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용료를 면제하겠다는 취지라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같은 문구 교체를 공단이 토지제공 요구를 완곡히 거절한 것으로 읽었다. 협약 문언에 무상사용에 관한 기재가 없고, 서울시가 협약 이후에도 별도로 사용허가를 신청하며 협의를 이어간 점을 들어 협약만으로는 부지를 쓸 수 없다고 봤다. 신뢰보호 원칙과 시행령의 효력도 모두 공단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세 쟁점 모두 2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했다. 별도의 법리를 새로 세우기보다, 처분문서 해석을 비롯한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정리하는 방식이었다. 공단이 무상 제공의 공적 견해표명을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판단도 유지됐다.

비례원칙에 관해서는 공단이 지상부지 지하 부분을 스스로 점용하면서도 그 사용료 상당액을 변상금에서 공제하지 않은 점이 다퉈졌으나, 대법원은 이를 두고 처분이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서울시가 상고심에서 새로 낸 주장도 배척됐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92조에 따라 무상사용허가가 의제됐으므로 시행령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내세운 주장이라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사용허가가 의제되려면 실시계획에 해당 재산의 사용에 관한 내용이 담겨 관계 행정기관과 협의가 이뤄졌어야 하는데 그런 협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그동안 변상금 부과와 관련해 '점유·사용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관한 법리를 다져왔다. 사용허가나 대부계약 없이 국유재산을 쓴 자에게 변상금을 물리도록 한 것은 정상적인 사용료를 걷을 수 없는 경우를 전제한 규정인 만큼, 점유를 정당화할 법적 지위가 있는 자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그런 자에 대한 부과처분은 당연무효라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2023년 10월 선고된 판례의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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