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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팔걷은 현대차그룹, AI로 생산중단 시간 90% 줄었다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방위 인공지능 전환 성과 발표
정의선 회장 "코딩 가르쳐달라"
AI 자동화 인식으로 年 50억 절감
자체 플랫폼 H챗프로 이용자 3만
AI로 차량 개발 기간 단축도 추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 2층 강당에서 임원들과 함께 바이브 코딩을 체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 2층 강당에서 임원들과 함께 바이브 코딩을 체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인공지능 전환(AX)을 전방위로 적용한 이후 인공지능(AI) 자동화로만 연 50억원의 비용을 줄이고, AI를 통한 부품이동 경로 설정으로 생산중단 시간이 90% 가까이 줄어드는 등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이렇게 갖춰진 데이터 기반 위에서 지난해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챗프로'가 전 임직원에게 열렸고, 지난달 기준 이용자는 3만명을 넘어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의 약 80%가 활용 중이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경영진에게 바이브 코딩 교육을 직접 제안하며 전사적 AX에 힘을 준 결과, 최근에는 개발자가 아닌 일반 임직원들까지 직접 업무용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활용하며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정의선 "회장도 코딩 배워야"

12일 현대차그룹은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에서 AX 관련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계열사 경영진을 상대로 올해 초부터 진행 중인 바이브 코딩 교육이 정 회장의 제안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실무진은 처음에 "회장까지 직접 배울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정 회장이 다시 연락해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후일담도 소개됐다. 정 회장이 "그래도 경영진이 바이브 코딩을 해봐야 AI 기술을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교육을 받은 소감으로 "탑레벨 경영진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술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이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정확히 구분해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후문이다. 진 사장은 "AI를 통해 최고경영진의 일하는 방식과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바뀌지 않으면 조직 전체의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는 게 정 회장의 평소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정 회장과 경영진이 거쳤던 것과 동일한 구성의 실습도 이날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류석문 현대오토에버 대표가 진행을 맡아 생성형 AI '클로드'로 자연어 명령만 입력해 간단한 게임을 완성해 보였다. 졸음에 빠진 학생을 정해진 시간 안에 눌러 깨우고, 세 번 놓치면 끝나는 조건까지 말로 지시하자 곧바로 작동하는 결과물이 나왔다. 류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맹신하기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브 코딩으로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낙관론이어서 시기상조이고, 반대로 바이브 코딩이 전혀 쓸모없다고 보는 것도 맞지 않는다"고 짚었다.

■충돌분석 90%·연 52억 절감

현대차그룹의 AX 뿌리는 2018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미국 CES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 회장은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후 2022년부터 지라·두레이·컨플루언스 같은 협업 도구와 마이크로소프트365를 순차적으로 갖췄고, 연구개발부터 생산·품질·판매까지 제각각이던 데이터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표준화 됐다.

이에 현장 적용 사례도 쌓이고 있다. 남양연구소가 도입한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를 쓰면 과거 충돌시험 결과와 해석 자료가 흩어져 있어도 한 번에 찾아 비슷한 사례끼리 견줄 수 있다. 이 덕분에 자료를 뒤지고 검토하는 데 드는 시간이 90%가량 짧아졌다.

아울러 차량식별번호(VIN)를 카메라와 비전 AI로 읽어내 실제 차량과 전산 정보가 맞는지 대조하는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전 세계 70여 생산거점에 깔려 연 52억4000만원의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정비 현장을 돕는 AI 서비스는 대응 시간을 42% 앞당겼고, 리뷰 대응을 자동화한 솔루션은 건당 처리 시간을 35분에서 5분으로 크게 줄였다.

다음 목표는 개별 업무 개선을 넘어선 대규모 프로세스 혁신이다. 진 사장은 "중국 완성차 업체보다 차량 개발기간이 긴 편"이라며 "이미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고 있다. 요소별로 어떻게 기간을 단축할지, 단축에 따른 리스크는 AI로 해결할지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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