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말고는 바람잡이… 큰 돈 요구 100% 투자사기" [넘버112]
김현희 서울 중부경찰서 수사6팀장
투자리딩방·노쇼·팀미션 등 사기
이름만 다를 뿐 수법은 매한가지
"돈 벌었다" 도배된 단톡방 걸러야
"쉽게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없습니다. 그 말이 그럴듯하게 들릴수록 한 번 더 의심해야 합니다."
12일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만난 김현희 수사과 수사6팀장(경감·사진)은 최근 관내에 접수되는 사기 사건의 공통점을 이렇게 짚었다. 투자리딩방, 노쇼사기, 팀미션사기 등 이름은 달라도 방식은 비슷하다. 처음에는 작은 이익을 보여주고 피해자가 빠져나오기 어려운 순간 더 큰돈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 5일까지 중부서에는 노쇼사기 63건, 투자리딩방 사기 31건, 팀미션사기 21건, 로맨스스캠 16건이 접수됐다. 김 팀장은 "당직을 서면 투자리딩방 사기가 하루 한두 건은 꼭 들어오는 것 같다"며 "피해액도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가 많다"고 말했다.
김 팀장이 이끄는 수사6팀은 경제범죄수사팀과 사이버수사팀이 합쳐진 통합수사팀이다. 중부서는 회사와 상가, 시장, 숙박시설, 외국인 관광객 동선이 겹친 도심 한복판에 있어 관할 안팎의 고소·신고도 자주 접수된다. 김 팀장은 수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112종합상황실 4교대 근무와 로스쿨 학업을 병행해 올해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도심 상권을 노린 대표 범죄는 노쇼사기다. 피해자는 이미 들어간 비용 때문에 거절하기 어렵다. 김 팀장은 "매몰비용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는 구조"라며 "공공기관 명의 주문은 대표전화로 실제 주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투자리딩방 사기는 더 정교하다. 처음에는 소액 투자로 수익이 나는 것처럼 보여주고, 단톡방에서는 수십 명이 "덕분에 돈을 벌었다"고 분위기를 띄운다. 김 팀장은 "50명 정도가 있는 방이라면 피해자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람잡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김 팀장이 수사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작은 단서다. '세상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일어난다'는 생각으로 사건 관계인이 제출한 서류들이나, 증거들을 면밀하게 검토한다. 최근 맡은 유흥업소 허위신고 사건도 처음에는 단순 신고처럼 보였지만, 1년치 112 신고 내역을 확인하면서 반복 신고 정황을 찾아냈다. 신고자는 유흥업소 협회 가입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할 시 '신고 테러'를 통해 영업을 마비시켰다. 김 팀장은 이를 단순 거짓신고가 아닌 업무방해 혐의로 보고 송치했다.
시민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투자든 중고거래든 '이 수익이 말이 되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고수익 원금 보장, 사설 앱 설치, 비등록 증권사를 통한 거래는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