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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이라는 말이 어색해졌다"...승차감으로 차급 지운 디 올 뉴 아반떼 [기똥찬 모빌리티]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장 55mm 늘려 넓어진 차체와 2열 공간
방지턱 넘는 감각이 상위 세단에 가까워
이중접합 차음유리로 잡은 고속 정숙성
2.0 가솔린 149마력, 일상엔 넉넉한 동력

디 올 뉴 아반떼. 사진= 김동찬 기자.
디 올 뉴 아반떼. 사진= 김동찬 기자.
디 올 뉴 아반떼. 사진= 김동찬 기자.
디 올 뉴 아반떼. 사진=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과속방지턱을 넘었다. 턱을 밟는 순간의 충격은 한 번에 둥글게 흡수되고, 차체가 위로 튀거나 두어 번 더 출렁이는 뒷동작이 없었다. 곧바로 자세를 잡고 나아간다. 준중형 세단에서 기대하던 반응이 아니었다. 6년 만에 완전히 새로워진 8세대, 디 올 뉴 아반떼다.

디 올 뉴 아반떼를 경기도 고양에서 김포를 거쳐 인천 영종도까지 왕복으로 주행했다. 시내와 고속도로를 오가는 시승 코스였다. 시승차는 2.0 가솔린 모델이다.

아반떼는 1990년 1세대 이후 '국민 첫차'로 불려 온 준중형 세단이지만, 이번 8세대를 몰아본 뒤 남은 인상은 그 수식어가 더는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커진 차체, 상위 차급을 넘보는 승차감과 정숙성이 준중형이라는 경계를 흐려 놓았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커진 몸집이다. 디 올 뉴 아반떼는 이전 세대보다 전장을 55mm, 전폭과 휠베이스를 각각 30mm 키웠다. 숫자만 보면 크지 않지만, 운전석과 뒷좌석에 앉아보면 체감은 그 이상이다. 확대된 휠베이스 덕에 2열 무릎 공간이 넉넉해져, 성인이 뒤에 앉아도 답답함이 없었다. 트렁크는 479리터로 동급 최고 수준이며, 위아래 열림 폭을 넓혀 부피 큰 짐도 싣고 내리기 수월하다. 준중형이라기보다 한 체급 위 세단에 가까운 공간이다.

디자인도 커진 차체에 맞춰 당당해졌다. 이전 세대가 날렵하고 샤프한 인상이었다면, 8세대는 근육질에 가깝다. 펜더와 쿼터 패널에 강한 볼륨을 넣어 차체 전체에 힘을 줬고, 전면 H-엣지 라이팅 주간주행등에서 시작된 선이 길게 뻗은 후드로 이어지며 '단단하다'는 인상을 만든다. 앞뒤 코너를 사선으로 다듬고 램프를 차체 안쪽으로 배치해 오버행이 짧아 보이도록 한 점도, 정적인 세단에 운동감을 더한다.

이 차의 진짜 변화는 달려 보면 드러난다. 앞서 방지턱에서 느낀 정제된 감각의 배경에는 새로 손본 서스펜션이 있다. 전륜에는 주파수 감응형 밸브가 적용됐다. 진동의 주파수에 따라 감쇠 특성을 달리해, 큰 차체 움직임은 단단하게 억제하고 자잘한 잔진동은 부드럽게 걸러낸다. 부드럽게 세팅하면 출렁이고 단단하게 하면 거칠어지는 기존 댐퍼의 딜레마를, 기계적으로 풀어낸 구조다.

여기에 큰 충격이 들어온 뒤 쇼크업소버가 급격히 늘어나며 생기는 2차 충격을 줄이는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가 더해졌다. 방지턱을 지난 직후 차체가 붕 뜨거나 반복해 흔들리지 않고 곧장 안정을 찾는 감각은 여기서 나온다. 뒷바퀴 쪽에는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해, 요철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도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갔다. 상위 세단에서나 언급되던 승차감 기술이 준중형에 들어온 셈이다.

정숙성도 함께 좋아졌다. 시속 100km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풍절음과 노면 소음의 실내 유입이 눈에 띄게 적었다. 윈드실드와 1열 도어에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를 끼우고, 바닥 카펫을 2중 구조로 깔았으며, 타이어에도 흡음재를 덧댔다. 조용한 실내는 차체 커버가 만드는 안정감과 맞물려, 운전자를 덜 피로하게 했다.

디 올 뉴 아반떼. 사진= 김동찬 기자.
디 올 뉴 아반떼. 사진= 김동찬 기자.
디 올 뉴 아반떼. 사진= 김동찬 기자.
디 올 뉴 아반떼. 사진= 김동찬 기자.

2.0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49마력을 낸다. 이전 세대의 1.6 자연흡기(123마력)보다 26마력 높아졌다. 고성능을 논할 출력은 아니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여유로웠다. 고속도로 램프를 빠져나와 본선에 합류할 때나, 가파른 지하 주차장 경사를 오를 때도 엔진 회전수를 크게 높이지 않고 힘 있게 나아갔다. 무단변속기(IVT)와 맞물려 가속은 매끄럽게 이어졌다.

효율도 준수했다. 차체와 배기량을 함께 키웠는데도, 코너부 형상과 에어로 휠, 액티브 에어 플랩 등으로 공기저항계수(Cd)를 0.26까지 낮춰 연비 손실을 억제했다. 시내와 고속을 섞어 달린 실주행 연비는 리터당 15km 안팎으로, 차급과 크기를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치였다.

편의·안전 사양도 세대 변경에 맞춰 대폭 채워졌다. 현대차 최초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NSCC 2)가 들어가, 고속도로뿐 아니라 일반도로의 과속 단속 구간이나 교차로에서도 스스로 속도를 줄였다 회복한다.

아울러 전자식 변속 레버 P단 긴급제동,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억 후진 보조 등 상위 차급 수준의 안전·주차 사양도 담겼다. 14.6인치와 12.9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레오스 커넥트, 생성형 AI '글레오'까지 더해 준중형의 디지털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하다. AI 에이전트 글레오는 음성 명령을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고 여러 번 불러야 반응하는 경우가 있어, 아직은 다듬을 여지가 있었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이 좌우로 나뉘어 배치돼, 길 안내를 확인하려면 시선을 옆으로 옮겨야 하는 점도 초행길에서는 신경이 쓰였다.

무엇보다 가격이다. 이번 세대는 상품성이 오른 만큼 가격도 올라, 가솔린 모델이 2398만원에서 시작해 최상위 트림은 3699만원에 이른다. '사회 초년생의 첫차'라는 오랜 인식과는 거리가 생긴 숫자다.

디 올 뉴 아반떼는 준중형 세단이라는 차급을 스스로 지워 가는 차였다. 커진 몸집, 상위 세단을 넘보는 승차감과 정숙성이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가격이 오른 것은 분명한 부담이지만, 방지턱을 부드럽게 넘고 고속에서 조용한 이 차를 몰아보면 그 값의 이유가 어느 정도 손에 잡힌다. 첫차로 무난한 준중형을 찾던 사람에게도, 굳이 중형까지 갈 필요가 있나 고민하던 사람에게도, 아반떼는 이제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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