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범행 당일 흉기 샀지만…"계획살인 아냐" 지인 살해 사채업자, 혐의 인정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1억대 채무 갈등 끝 인쇄소서 지인 살해
유족 측, 엄벌 요청

지인 사무실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정모씨가 지난 5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지인 사무실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정모씨가 지난 5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인쇄소에서 1억원대 채무 문제로 지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등록 사채업자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사전에 살해를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원 부장판사)는 26일 살인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씨(35)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정씨 측은 이날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계획살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사전에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계획살인이 아니고 현장에서 피해자의 무시를 받고 채권·채무 문제로 인한 일반적인 살인"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미등록 대부업자로 활동하던 정씨는 2022년께 피해자 송모씨에게 약 2000만원을 빌려준 것을 계기로 금전 거래를 이어왔다. 송씨가 2024년 초부터 변제를 지체하면서 정씨가 돌려받지 못한 돈은 약 1억3000만원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씨가 송씨에게 수시로 채무 변제를 독촉했지만 "친척에게 받을 돈이 있다", "아버지에게 상속금이 나온다", "돈이 나올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는 등의 답변을 듣자 이를 변명이라고 생각해 살해를 마음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 5월 22일 오전 서울역 인근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한 뒤 소주 약 1병을 마시고 송씨의 사무실을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채무 변제를 독촉하다 송씨가 당장 갚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하자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범행 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로 오토바이를 약 5㎞ 운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유족 측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유족 측 변호사는 재판 후 취재진과 만나 "피고인이 금전 합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면서도 "유족 측은 엄벌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7일 오전 11시 정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뒤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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