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주방에서 '이것' 조심하세요"…알고 보니 '식중독 통로' [헬스톡]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주방이 눈으로 보기엔 깨끗해도 식중독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생고기와 생선, 달걀을 만진 손으로 휴대전화를 만지거나, 젖은 행주로 조리대를 반복해 닦으면 세균이 다른 식품과 조리도구로 옮겨갈 수 있다.

아일랜드 식품안전기관 세이프푸드는 최근 '주방 위생에 대한 자신감'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아일랜드 성인 103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0%는 자신의 주방 위생 관리에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손 씻기, 조리대 세척, 행주 교체, 휴대전화 사용 뒤 손 씻기 등 핵심 위생수칙을 항상 지킨 사람은 25%에 그쳤다.

젖은 행주 세균 늘기 쉬운 환경

세이프푸드는 응답자의 75%가 주방에서 식중독균을 퍼뜨릴 위험이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식품을 만진 뒤 손을 제대로 씻지 않거나, 조리대를 즉시 세척하지 않거나, 행주와 스펀지를 제때 교체하지 않는 식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4%는 행주와 스펀지를 적어도 이틀마다 교체하지 않았다. 젖은 행주는 세균이 늘기 쉬운 환경이다. 생고기 육즙이나 채소 흙이 묻은 조리대를 닦은 뒤 같은 행주를 다시 쓰면 세균이 다른 표면으로 옮겨갈 수 있다.

휴대전화도 문제였다. 응답자의 37%는 조리 중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 중 74%는 휴대전화를 만지기 전과 후 모두 손을 씻지는 않았다. 조리법을 보거나 타이머를 확인하려고 휴대전화를 만지는 동안, 손과 화면 사이에서 세균이 오갈 수 있다.

생식품 만진 손으로 다른 곳 만지면 위험

교차오염은 식중독의 흔한 원인이다. 생고기, 가금류, 생선, 달걀, 씻지 않은 채소에 있던 세균이 손, 도마, 칼, 조리대, 휴대전화 등을 통해 다른 음식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이미 조리가 끝난 음식이나 바로 먹는 채소에 세균이 묻으면 가열 과정 없이 그대로 섭취될 수 있다.

세이프푸드는 식중독균이 휴대전화나 조리대 같은 표면에서 24시간 넘게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3%는 식중독균이 표면에서 24시간 이상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식중독 예방을 위해 칼과 도마를 식재료별로 구분해 사용하고, 수시로 세척·소독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식재료 손질 순서는 채소, 육류, 어류, 가금류 순으로 하고, 생닭을 만진 뒤에는 반드시 세정제로 손을 씻은 뒤 다른 식재료를 다루라고 설명한다.

행주·도마·휴대전화부터 관리해야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생고기나 생선을 만진 뒤에는 따뜻한 물과 비누로 손을 씻고, 조리대와 도마는 바로 세척한다. 식약처의 식중독 예방수칙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날음식과 조리음식 구분, 충분히 익혀 먹기, 식재료와 조리기구 세척·소독, 냉장·냉동 보관온도 지키기 등을 기본으로 한다.

행주와 스펀지는 자주 교체하거나 삶아 세척해야 한다. 세이프푸드는 행주와 스펀지를 적어도 이틀마다 교체하고, 생고기 육즙이나 채소에서 나온 물기를 닦았다면 즉시 바꾸라고 권고한다. 사용 뒤 물기를 짜서 통풍이 되는 곳에 말리는 것도 필요하다.

도마는 한쪽 면을 쓴 뒤 뒤집어 다시 쓰는 방식도 피해야 한다. 한 면에 묻은 세균이 손이나 싱크대, 조리대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도마는 제품 표시를 확인해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하면 뜨거운 세척 과정을 거칠 수 있고, 나무 도마는 물에 오래 담가두지 말고 세척 뒤 세워 말리는 편이 좋다.

휴대전화는 조리 전후 손 씻기와 함께 관리해야 한다. 조리 중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면 화면을 소독용 티슈 등으로 닦고, 다시 음식이나 조리도구를 만지기 전 손을 씻는 것이 안전하다. 식중독은 음식이 상했을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손과 표면의 오염이 조리 과정에서 음식으로 옮겨갈 수 있다.

AI로 생성한 인포그래픽.사진=챗GPT
AI로 생성한 인포그래픽.사진=챗GPT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식중독 #식품 #조리 #휴대전화 #세균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