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태운 에어포스원이 '미끼'였다…트럼프는 몰래 다른 비행기로
이란 암살 위협에 기내식 차량 타고 비밀 이동
기자들은 트럼프 없는 에어포스원 타고 영국행
출입기자단 "안전·기록 신뢰 훼손" 대책 요구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하기 위해 비밀리에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면서 동행 기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트럼프가 탄 것으로 알려졌던 에어포스원에는 기자들과 일부 행정부 관계자들만 남아 '미끼 비행기' 역할을 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취재진 안전과 대통령 동선 기록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겼다며 백악관에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재키 하인리히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회장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 보좌진들과 만나 지난달 8일 튀르키예에서 진행된 비밀 작전에 대한 기자단의 우려를 전달했다.
당시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튀르키예를 떠나면서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구형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그러나 몇분 뒤 기자들 몰래 다시 비행기에서 내려 기내식 운반 차량에 몸을 숨긴 채 인근에 대기하던 소형 공군기 C-32A로 이동했다.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하기 위한 비밀경호 작전이었다.
트럼프가 떠난 사실을 모르는 기자들과 일부 백악관 관계자들은 그대로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고 영국으로 향했다. 이 비행기는 트럼프가 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미끼' 역할을 한 것이다.
기자들은 당시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창문 덮개를 내리라는 지시까지 받았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기내식 운반 차량을 이용해 다른 비행기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실제 트럼프가 탑승한 C-32A는 일반적인 군 수송 임무에 사용하는 'RCH18'이라는 호출부호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기자들과 직원들이 탄 구형 대통령 전용기는 비행 도중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았는데도 'AF1'이라는 호출부호를 사용했다.
작전의 전모는 한 달 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가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고 튀르키예를 떠난 것으로 설명했고 백악관 기자단도 이를 토대로 대통령의 동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비밀 작전의 구체적인 내용이 보도되면서 당시 대통령 동선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과 실제 움직임이 달랐던 사실이 드러났다. 작전을 알지 못했던 기자들은 뒤늦게 전모를 접하고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단은 대통령 경호 필요성 자체보다 아무런 설명 없이 취재진이 작전에 이용됐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인리히 회장은 백악관 측에 대통령을 독립적으로 취재하고 그의 동선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풀 기자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풀 보도의 신뢰성이 훼손될 경우 개별 사건을 넘어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단은 취재진 안전 문제도 제기하며 앞으로 비슷한 긴급 보안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적용할 대응 절차를 함께 마련하자고 백악관에 요구했다.
트럼프는 전날 기자들에게 "당시 작전이 비밀경호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은 당시 트럼프나 대통령 전용기를 겨냥한 이란의 구체적인 위협 정보를 입수해 보안을 대폭 강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