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다음은 '연결 전쟁'…삼일PwC "AI 승부처, 광통신으로 이동"
AI 데이터센터 대형화에 구리 연결 한계
광통신, 랙 연결 넘어 GPU·칩 연결로 확대
"韓 반도체 경쟁력, 실리콘 포토닉스로 확장해야"
[파이낸셜뉴스]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의 병목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에서 이들을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데이터센터가 대형화하면서 수천~수만개의 GPU를 잇는 네트워크 성능과 전력 효율이 전체 AI 연산 성능을 좌우하면서다.
삼일PwC는 13일 발간한 '이제 병목은 '연결'이다: AI 시대 광통신과 국내 기업의 기회' 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가 대형화될수록 GPU 자체의 연산 성능보다 GPU 사이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주고받느냐가 시스템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AI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GPU를 병렬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연산 시스템처럼 활용한다. 하지만 GPU 수가 늘어날수록 칩과 서버 사이에서 오가는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기존 구리 기반 연결 방식의 한계도 뚜렷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구리 케이블은 네트워크 대역폭이 높아질수록 전력 효율이 떨어지고 전송거리에도 제약이 있다"며 "AI 데이터센터가 대형화될수록 연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비와 신호 감쇠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은 전기 신호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광통신이다. 현재는 랙과 랙 사이를 광섬유로 연결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향후 광학 기술이 칩에 더욱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다음 단계로 꼽히는 공동패키징 광학(CPO)은 광학 엔진을 스위치 칩과 같은 패키지에 통합해 전기 신호가 이동하는 거리를 줄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전력 소비를 낮출 수 있다. 보고서는 "CPO가 초기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며 관련 글로벌 시장이 연평균 38% 성장해 오는 2030년 5억800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궁극적으로는 광통신이 GPU 등 연산 칩 사이를 직접 연결하는 영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칩 간 인터페이스까지 광통신으로 전환되면 물리적 거리의 제약을 극복하면서 AI 시스템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는 GPU와 HBM을 최대한 가깝게 배치해야 하지만 광통신이 칩 간 연결까지 확대되면 이 같은 제약이 완화된다. 이에 GPU와 메모리를 한곳에 밀집시키는 '집적 중심'에서 연산과 메모리 자원을 보다 자유롭게 배치하는 '분산형 구조'로 AI 시스템이 발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시장 선점에 나섰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광학 기술기업 루멘텀과 코히런트에 각각 2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TSMC도 실리콘 포토닉스 칩 등 CPO 제조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도 광케이블·광트랜시버를 넘어 실리콘 포토닉스와 고속 인터커넥트 칩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기술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승환 삼일PwC AX노드 리더(파트너)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초격차를 만들어냈듯 광통신 분야에서도 한국의 강점이 발휘될 특화 영역이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며 "축적된 반도체 역량과 정밀 제조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실리콘 포토닉스, 고속 인터커넥트 칩 등 인접 영역으로 기술력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