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 반년째 막힌 호르무즈에 낙담...우회 수출로 개척
사우디, UAE, 이라크 등 호르무즈 이용하던 중동 산유국 비상
호르무즈 반년 가까이 막혀, 육상 송유관 이용한 우회 수출로 마련
홍해 및 지중해 연안으로 석유 옯긴 뒤 다시 선적
카타르 등 해안선 제한된 국가는 송유관 써도 타국 의존해야
호르무즈 통행량 급감, 전략적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을 듯
[파이낸셜뉴스] 호르무즈해협으로 석유를 수출하던 페르시아만 연안 산유국들이 반년 가까이 막혀 있는 해협 상황을 참다못해 새로운 수출 통로를 찾고 있다. 이들은 홍해나 지중해, 인도양으로 직접 연결되는 송유관을 지을 계획이지만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UAE 역시 아부다비 인근 육상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호르무즈해협 바깥쪽에 위치한 푸자이라 항구로 옮기는 송유관을 가지고 있다. 현재 UAE 또한 기존 송유관 옆에 2차 송유관 증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우회 수송 능력이 일평균 360만배럴로 2배 늘어나며 육상 유전에서 나온 물량 대부분을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수출할 수 있다. UAE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는 이달 발표에서 천연가스 사업 확장에 82억달러(약 11조6000억원)를 투입하는 동시에, 동부 해안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을 신설해 호르무즈해협을 피해서 수출한다고 예고했다.
이외에도 쿠웨이트는 사우디 및 아랍 국가들과 손잡고 홍해로 연결되는 송유관 건설을 논의 중이다. 이라크는 요르단과 협력해 페르시아만 대신 홍해 최북단의 요르단 아카바 항구로 송유관을 연결, 일평균 10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하는 사업을 재가동했다. 아울러 이라크 정부는 지난 1일 발표에서 튀르키예 정부와 1년짜리 협약을 통해 이라크 원유를 육상 송유관으로 튀르키예 세이한 항구로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이한은 지중해에 접한 항구이며 이라크는 해당 경로를 통해 일평균 최소 75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할 계획이다. 동시에 이라크는 지중해 시리아 항구로 석유를 수출하기 위해 망가진 송유관 복구를 서두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베냐만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월 19일 기자회견에서 중동 산유국들이 호르무즈해협 대신 이스라엘의 지중해 항구를 이용하면 안전하게 석유를 수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며 "나는 우리가 이것을 계속 유지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기준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14척에 불과했다며 전쟁 이전에 일평균 130척에 달했던 통행량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일평균 통행량은 6월에 33척, 7월에 26척이었다. WSJ는 이란은 선박에 대한 제한적인 무인기(드론)·미사일 공격만으로 해운사와 보험사 등의 불안감을 키워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운항을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NYT에 의하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전쟁 이전 일평균 2000만배럴에서 현재 370만배럴로 급감했다.
다만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은 12일 전문가를 인용해 카타르와 쿠웨이트, 바레인의 경우 해안선이 페르시아만으로 제한되어 있어 육상 송유관을 설치해도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송유관 또한 공격받을 수 있고, 석유 수출에 호르무즈해협을 이용하지 않으면 결국 다른 국가에 의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최근 홍해와 바브엘만데브해협에서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선박을 공격한다며 홍해를 이용한 우회 수출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중동 산유국들이 한국, 일본, 인도 등의 석유 저장시설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며 주요 수출로가 막힐 경우를 대비해 미리 소비자 근처에 재고를 쌓아두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NYT는 이란전쟁으로 중동 산유국들이 호르무즈해협 문제에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으나, 산유국들이 앞으로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영국 에너지 컨설팅 기업 크리스톨에너지의 캐롤 나할 최고경영자(CEO)는 호르무즈해협이 중동 산유국들에게 "많은 이익을 제공하고 기반 시설이 이미 설치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