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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산유국, 반년째 막힌 호르무즈에 낙담...우회 수출로 개척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우디, UAE, 이라크 등 호르무즈 이용하던 중동 산유국 비상
호르무즈 반년 가까이 막혀, 육상 송유관 이용한 우회 수출로 마련
홍해 및 지중해 연안으로 석유 옯긴 뒤 다시 선적
카타르 등 해안선 제한된 국가는 송유관 써도 타국 의존해야
호르무즈 통행량 급감, 전략적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을 듯

10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AF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호르무즈해협으로 석유를 수출하던 페르시아만 연안 산유국들이 반년 가까이 막혀 있는 해협 상황을 참다못해 새로운 수출 통로를 찾고 있다. 이들은 홍해나 지중해, 인도양으로 직접 연결되는 송유관을 지을 계획이지만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육상 송유관으로 호르무즈 우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라크, 쿠웨이트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이 송유관 건설을 시작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원자재 시장조사기업 케플러에 따르면 주요 유전이 동쪽 페르시아만에 몰려 있는 사우디는 지난 2월 일평균 720만배럴의 석유를 수출했으며 이 가운데 88.6%인 638만배럴을 호르무즈해협으로 보냈다. 사우디는 2월 이란전쟁 개전 직후 동부 아브카이브 유전지대에서 사우디를 동서로 관통, 홍해 얀부 항구로 이어지는 1201km 길이의 송유관에 주목했다. 사우디는 송유관 가동률을 최대 수준(일평균 700만배럴)으로 끌어 올렸다. NYT는 사우디가 해당 송유관의 일평군 운송량을 100만~200만배럴 추가하기 위해 작업 중이며 기존 관로 옆에 소형 보조 송유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UAE 역시 아부다비 인근 육상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호르무즈해협 바깥쪽에 위치한 푸자이라 항구로 옮기는 송유관을 가지고 있다. 현재 UAE 또한 기존 송유관 옆에 2차 송유관 증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우회 수송 능력이 일평균 360만배럴로 2배 늘어나며 육상 유전에서 나온 물량 대부분을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수출할 수 있다. UAE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는 이달 발표에서 천연가스 사업 확장에 82억달러(약 11조6000억원)를 투입하는 동시에, 동부 해안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을 신설해 호르무즈해협을 피해서 수출한다고 예고했다.

이외에도 쿠웨이트는 사우디 및 아랍 국가들과 손잡고 홍해로 연결되는 송유관 건설을 논의 중이다. 이라크는 요르단과 협력해 페르시아만 대신 홍해 최북단의 요르단 아카바 항구로 송유관을 연결, 일평균 10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하는 사업을 재가동했다. 아울러 이라크 정부는 지난 1일 발표에서 튀르키예 정부와 1년짜리 협약을 통해 이라크 원유를 육상 송유관으로 튀르키예 세이한 항구로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이한은 지중해에 접한 항구이며 이라크는 해당 경로를 통해 일평균 최소 75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할 계획이다. 동시에 이라크는 지중해 시리아 항구로 석유를 수출하기 위해 망가진 송유관 복구를 서두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베냐만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월 19일 기자회견에서 중동 산유국들이 호르무즈해협 대신 이스라엘의 지중해 항구를 이용하면 안전하게 석유를 수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14일 이라크에서 출발한 유조차들이 지중해 연안의 시리아 바니야스 인근에서 석유 수출 터미널로 향하는 길에 정체되어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월 14일 이라크에서 출발한 유조차들이 지중해 연안의 시리아 바니야스 인근에서 석유 수출 터미널로 향하는 길에 정체되어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발길 끊긴 호르무즈...여전히 중요
전쟁 이전 세계 해양 석유 물동량의 20~25%가 지났던 호르무즈해협은 지난 4월 미국·이란의 휴전으로 잠시 열렸다가 6~7월 재교전으로 다시 닫혔다. 이란 측은 지난달 11일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봉쇄한다고 선언했으며 지난 8일 해협 개방을 위한 6대 조건을 제시했다.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12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호르무즈해협은 여전히 봉쇄된 상태이며, 이란의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며 "나는 우리가 이것을 계속 유지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기준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14척에 불과했다며 전쟁 이전에 일평균 130척에 달했던 통행량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일평균 통행량은 6월에 33척, 7월에 26척이었다. WSJ는 이란은 선박에 대한 제한적인 무인기(드론)·미사일 공격만으로 해운사와 보험사 등의 불안감을 키워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운항을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NYT에 의하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전쟁 이전 일평균 2000만배럴에서 현재 370만배럴로 급감했다.

다만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은 12일 전문가를 인용해 카타르와 쿠웨이트, 바레인의 경우 해안선이 페르시아만으로 제한되어 있어 육상 송유관을 설치해도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송유관 또한 공격받을 수 있고, 석유 수출에 호르무즈해협을 이용하지 않으면 결국 다른 국가에 의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최근 홍해와 바브엘만데브해협에서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선박을 공격한다며 홍해를 이용한 우회 수출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중동 산유국들이 한국, 일본, 인도 등의 석유 저장시설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며 주요 수출로가 막힐 경우를 대비해 미리 소비자 근처에 재고를 쌓아두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NYT는 이란전쟁으로 중동 산유국들이 호르무즈해협 문제에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으나, 산유국들이 앞으로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영국 에너지 컨설팅 기업 크리스톨에너지의 캐롤 나할 최고경영자(CEO)는 호르무즈해협이 중동 산유국들에게 "많은 이익을 제공하고 기반 시설이 이미 설치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별 호르무즈해협 석유 무역 이용 비율> *2025년 1분기 기준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 37.2%/이라크 22.8%, 아랍에미리트연합(UAE) 12.9%/ 이란 10.6%/ 쿠웨이트 10.1%/ 카타르 4.4%/ 기타 1.9% -수입국: 중국 37.7%/ 인도 14.7%/ 기타 아시아 13.9%/ 한국 12%/ 일본 10.9%/ 기타 4.5%/ 유럽 3.8%/ 미국 2.5% *자료: 비주얼캐피털리스트
<국가별 호르무즈해협 석유 무역 이용 비율> *2025년 1분기 기준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 37.2%/이라크 22.8%, 아랍에미리트연합(UAE) 12.9%/ 이란 10.6%/ 쿠웨이트 10.1%/ 카타르 4.4%/ 기타 1.9% -수입국: 중국 37.7%/ 인도 14.7%/ 기타 아시아 13.9%/ 한국 12%/ 일본 10.9%/ 기타 4.5%/ 유럽 3.8%/ 미국 2.5% *자료: 비주얼캐피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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