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배당 23조엔 사상 최대... 쪼그라든 가계살림에도 '훈풍'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상장기업의 배당 총액이 인공지능(AI)·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23조엔(약 204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체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배당을 늘리면서 약 4조엔(약 35조원)이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로 위축된 가계소득과 소비를 배당이 보완하고, 늘어난 배당금이 증시로 재유입되는 선순환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월 결산 상장기업 약 2200곳을 집계한 결과 2027년 3월기(2026년 4월~2027년 3월) 배당 총액은 전년보다 6% 증가한 23조엔으로 예상됐다. 6년 연속 사상 최대다. 조사 대상의 46%인 1010곳이 배당 확대를 계획했다.
배당 증가를 이끄는 것은 AI·반도체 관련 기업과 종합상사다. 전기기기 업종의 배당 총액은 10% 늘어난 2조6900억엔, 상사는 9% 증가한 2조1500억엔으로 전망됐다.
AI 서버용 전자부품 수요가 늘어난 무라타제작소는 주당 배당을 5엔 늘어난 70엔으로 책정했다. TDK도 4엔 증가한 40엔을 지급한다. 반도체 제조장비용 전원 시스템 판매가 호조를 보인 다이헨은 연간 210엔을 배당할 계획이다.
일본 7대 종합상사도 모두 배당 확대에 나선다. 미쓰비시상사는 연간 배당을 15엔 늘어난 125엔으로 정했다. 이토추상사는 12년 연속 배당 확대가 예상된다. 일본우선도 운임 시황 개선을 반영해 배당 전망을 200엔에서 240엔으로 상향했다.
순이익이 줄어도 배당을 늘리는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기업들이 일회성 손익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이나 자기자본배당률(DOE)을 새로운 배당 기준으로 도입하면서다.
주고쿠전력은 순이익이 5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DOE 2%를 목표로 배당을 3엔 늘어난 30엔으로 정했다. 교세라도 배당을 줄이지 않는 누진배당과 DOE를 도입해 연간 배당을 52엔에서 56엔으로 높인다.
배당 확대는 가계소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개인투자자는 상장주식의 약 17%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전체 배당 가운데 약 4조엔이 가계로 유입된다.
다이이치생명자산운용경제연구소는 배당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가 일본 국내총생산(GDP)을 약 0.015%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이자와 배당 등 일본 가계의 재산소득은 2025년 33조6000억엔으로 20년 전보다 1.8배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