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동전주 퇴출 시계 본격화…관리종목 39개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8곳 추가 지정 우려…이르면 10월 첫 상폐액면병합 276건 급증…완료 종목 83.3% 주가 하락

[파이낸셜뉴스] 주가 1000원을 밑돌거나 시가총액 요건을 채우지 못해 관리종목 딱지가 붙은 상장사가 39곳으로 불어났다. 지정을 예고받은 '대기 명단'에도 한 주 사이 8곳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문턱을 넘어서려 액면병합 카드를 꺼내 든 기업이 반년 만에 276건에 달했지만, 이 가운데 83.3%는 병합 신주가 상장된 뒤 오히려 주가가 밀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이 처음 적용된 지난 12일 36개 종목이 무더기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데 이어, 같은 사유로 묶이는 기업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에 걸린 사례는 14일 나왔다. 코스닥 상장사 크린앤사이언스가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인 시총 문턱을 계속 밑돌아 관리종목이 됐다. 하루 앞선 13일에는 30거래일 내내 주가가 1000원선을 회복하지 못한 코스닥 인지디스플레와 코스피 에이엔피가 공시 대상에 올랐다. 인지디스플레는 새로 지정된 경우이고, 에이엔피는 기존 관리종목에 사유가 하나 더 얹혔다.

관리종목지정우려종목으로 예고된 곳도 줄을 잇는다. 10∼15일 한 주 동안 주가가 1000원 아래이거나 상장유지에 필요한 시총 기준을 25거래일 넘게 밑돌아 공시된 상장사는 제이케이시냅스, 케스피온, 일신바이오, 신라섬유, 모아데이타, 베노티앤알, 대동금속, 비투엔 등 8곳이다. 이번 주에도 명단이 더 길어질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이 같은 무더기 지정은 지난달 1일 시행된 상장규정 개정안이 낳은 결과다. 개정 규정은 30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총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묶고, 이후 90거래일 중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웃돌지 못하면 곧바로 상장폐지하도록 했다. 시행일로부터 30거래일째가 되는 날이 지난 12일이었던 셈이다. 이르면 10월 실제 퇴출 사례가 등장하고, 연내 100개 안팎이 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규정 문턱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5월 승인한 상장규정 개정 내용을 보면 시총 기준은 2027년 1월 1일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으로 한 차례 더 오른다. 정부는 2026년 2월부터 2027년 6월까지를 부실기업 집중관리기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개혁방안을 반영할 경우 올해 코스닥에서만 상장폐지 대상이 당초 예상한 50개사보다 100여개 많은 150개사 내외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들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액면병합이나 감자 주총 결의를 예고하고 있다. 연초부터 서둘러 병합에 나선 곳도 적지 않다. 한화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금융위와 거래소가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내놓은 올해 2월 12일부터 첫 관리종목 지정이 나온 8월 12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추진된 액면병합은 276건(코스피 57건, 코스닥 219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2024년 5건, 2025년 12건과는 견주기 어려운 수준이다.

증권가 시선은 싸늘하다. 실적 개선처럼 정상적인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회사라는 신호로 읽힐 수 있어서다. 일시적으로 동전주에서 벗어나도 주가가 다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올해 2월 12일 이후 7월 15일까지 주식병합을 결의하고 신주 상장을 마친 156건 가운데 130건(83.3%)은 신주 상장일과 견줘 7월 15일 주가가 하락했다고 한화투자증권은 전했다.

우회로도 좁혀져 있다. 개정 규정은 최근 1년 이내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한 기업이 동전주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이후 90거래일간 추가 병합·감자를 하지 못하도록 했고,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10대 1을 넘는 병합·감자도 금지했다. 개선기간 자체도 해외보다 짧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주가 1달러 미달 통지 후 6개월, 나스닥은 180일의 개선기간을 주는 반면 국내는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 기준 회복을 요구한다.

제도 손질의 배경에는 '다산소사(多産少死)' 구조가 자리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코스닥 시장에는 1353개사가 들어온 반면 자진상장폐지와 이전상장을 뺀 퇴출은 415개사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은 8.6배로 불었지만 지수는 1.6배 오르는 데 머물렀다. 코스피가 시총 6.7배, 지수 3.8배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 6월 19일 기준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은 219개, 시총 규모로는 약 8조원에 달했다.

[email protected]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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