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서 사오던 딸기묘 제주서 키운다… 9만주 생산 첫 시험
원원묘 6000주 시범농가 공급
4개 농가서 정식용 9만주 목표
9월 정식·12월 첫 수확 예정
병해·생육·수량 도외 묘와 비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딸기 농가가 육지에서 사오던 재배용 묘를 제주에서 직접 길러 쓰는 첫 시험에 들어간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올해 3월 조직배양 기술로 생산한 우량 딸기 원원묘 6000주를 도내 시범농가 4곳에 공급했다. 농가들은 이를 증식해 정식용 원묘 9만주 생산을 목표로 육묘하고 있다.
제주 딸기 농가들은 그동안 재배용 묘 대부분을 다른 지역에서 구입해 왔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제주 기후에서는 육묘 기간 병해 관리와 온도 조절이 까다로워 주력 품종인 '설향' 묘도 주로 도외에서 들여왔다.
문제는 묘 상태를 농가가 생산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기 어렵고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활력이 떨어지거나 병해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딸기는 어미 묘에서 뻗어 나온 포복경인 '런너'를 통해 새끼 묘가 만들어지는 영양번식 작물이라 처음 사용하는 묘의 건전성이 이후 생육에도 중요하다. 농촌진흥청도 조직배양으로 만든 우량묘를 바이러스 감염을 줄인 건강한 묘로 설명하며 안정적인 수량 확보를 위해 건전묘 생산·보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주도가 자체 육묘 기반 구축에 나선 것도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다. 농업기술원은 지난해 1억8000만원을 투입해 도내 4개 농가에 육묘시설을 조성했다. 기존 시설딸기 재배시설에 육묘용 가대와 냉·난방기, 차열망 등을 설치해 제주 여름 기후에서도 묘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딸기묘는 조직배양묘에서 기본묘, 원원묘, 원묘 순으로 증식된다. 올해 공급된 6000주는 정식용 원묘를 늘리기 위한 원원묘 단계다. 6000주가 농가 육묘 과정을 거쳐 목표대로 9만주까지 늘어나면 제주산 묘의 실제 생산·공급 가능성을 처음 현장에서 검증하게 된다.
농업기술원은 매월 잎 수와 런너 발생량, 자묘 수 등을 조사하고 있다. 9월 정식 이후에는 병 발생 정도와 생육, 수량을 도외에서 구입한 묘와 비교한다. 단순히 제주에서 묘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재배 현장에서 기존 묘와 경쟁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시범사업 결과는 향후 공급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농업기술원은 제주 기후와 재배환경에 맞는 육묘 기술을 보완하고 우량묘 생산·공급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양성년 제주도 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는 "제주 농가가 도외에서 묘를 구입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딸기를 기를 기반을 마련하려는 사업"이라며 "실증 결과를 토대로 제주에 맞는 생산·관리 체계를 보완하고 우량묘 공급 기반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