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김길수 영월군수 "관광 넘어 광물산업으로 판 바꾼다"

김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도청 30년·도의원 거쳐 군정 지휘봉
상동 텅스텐 광산 32년 만에 재가동
산솔면 핵심광물 산업단지 제련소 유치
제천~영월 고속도로 삼척 연장 추진
소방마이스터고 연계 제4농공단지 조성
100개 기업 유치·일자리로 인구소멸 대응

김길수 영월군수가 지난 6일 군청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상동 텅스텐 광산 재가동과 산업단지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영월군 제공
김길수 영월군수가 지난 6일 군청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상동 텅스텐 광산 재가동과 산업단지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영월군 제공

【파이낸셜뉴스 영월=김기섭 기자】반도체와 초경합금의 핵심 소재를 품어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텅스텐, 그 국내 최대 매장지인 영월 상동광산이 32년 만에 재가동에 들어갔다. 김길수 영월군수는 이 지하자원을 지렛대 삼아 관광과 농업에 기대온 영월의 산업 지도를 기업 유치와 일자리 중심으로 다시 그리려 한다. 취임 두 달을 앞둔 그가 가장 공을 들이는 지점도 바로 이 산업 기반의 전환이다.

지난 6일 오후 4시 영월군청 집무실에서 만난 김 군수에게 취임 한 달 남짓의 소회부터 물었다. 그는 "도의원 시절과 크게 보면 일의 연속선이지만 군정은 종합행정이어서 결이 다르다"며 "주민 생활의 불편을 얼마나 빨리 푸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강원도청에서 30년, 도의회에서 의정활동까지 거친 행정·예산통이다. 그런 이력을 증명하듯 그는 취임 직후부터 9개 읍면을 차례로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챙기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

그가 그리는 큰 그림의 출발점은 산업 구조를 다시 짜는 일이다. 김 군수는 "관광 인프라는 지난 20년간 상당 부분 구축됐고 이제 그것을 어떻게 관광 상품으로 엮어 관광객을 불러들이느냐가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산업 기반이 미약하다 보니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데 인구 감소를 근본적으로 막는 길은 결국 일자리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상동 텅스텐 광산 재가동과 제천~영월 고속도로를 산업 지도를 바꿀 두 축으로 꼽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도청과 도의회를 거쳐 군수로 취임했다. 한 달을 보낸 소감은.

▲크게 보면 행정이라는 일의 연속선이어서 시스템이나 일하는 방식이 낯설지는 않다. 다만 하나의 지자체를 맡다 보니 예산과 재정, 지역마다 다른 특수성을 풀어가야 하는 과제가 있다. 주민 안전과 생활 민원을 신속하게 해결하면서도 장단기 발전 전략을 함께 세워야 한다. 그래서 가능한 한 현장을 많이 찾고 주민과 소통하는 데 시간을 쓰고 있다.

ㅡ'일하는 조직'을 강조했다. 조직 개편과 인사는 어떻게 준비하나.

▲가장 중요한 것이 조직 개편과 인사다. 이번 첫 인사에서 일반 행정직은 2년 이상 근무자를 원칙에 따라 전보했고 일 잘하고 열심히 하는 직원이 우대받고 승진하는 토대를 만들려 했다. 조직 개편은 부서별 직원 의견을 먼저 듣고 외부와 군민 의견까지 더해 다듬을 계획이다. 집중 육성해야 할 전략 산업 쪽에 비중을 두고 인력을 배치할 생각이다. 연말 인사에 반영하되 가능하면 10월까지 마무리하려 한다. 행정 체계도 손봤다. 주민 민원을 읍면장을 통해 접수해 보고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ㅡ영월이 키울 산업의 큰 그림은 무엇인가.

▲핵심광물 산업단지가 중심이다. 텅스텐뿐 아니라 영월을 중심으로 태백까지 몰리브덴, 금 같은 지하자원이 많다. 지질연구소나 광물 관련 연구소를 함께 유치해 연구개발 기반 산업을 키우려 한다. 광물 자원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요소수 사태 때 차들이 고속도로에 멈춰 섰던 것처럼 텅스텐도 중국 의존도가 70%를 넘어 수출이 막히면 반도체 공장이 멈출 정도다. 우리 강점인 핵심 광물에 집중하는 것이 지역 특성을 살리는 길이다. 여기에 소방·안전 산업과 정원 산업을 더해 관광·농업 일변도였던 지역 경제의 축을 넓혀가려 한다.

ㅡ그 중심에 상동 텅스텐 광산이 있다. 재가동은 어디까지 왔나.

▲알몬티 대한중석이 지난 3월 상동광산 선광장을 32년 만에 다시 열었다. 지금은 본격 생산을 준비하는 단계로 내년부터 연간 3200t의 정광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채굴이 다시 시작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역에는 큰 의미가 있다. 값싼 중국산에 밀려 문을 닫았던 광산이 자원 안보가 화두가 된 시대에 다시 돌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ㅡ그런데 정광을 그대로 쓸 수는 없다고 들었다.

▲그렇다. 지금 상동에서 나오는 정광은 순도가 65% 수준이다. 반도체나 초경합금 소재로 쓰려면 순도 99.9%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문제는 국내에 이 정제를 할 수 있는 텅스텐 제련소가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결국 65% 정광을 해외로 보내 99.9%로 만든 뒤 다시 사들이는 구조다. 정작 부가가치가 가장 큰 정제 단계를 밖에서 하다 보니 부가가치가 고스란히 빠져나간다. 우리는 원광만 내주고 완제품을 되사오는 셈이다. 과거 대한중석 시절에는 상동에서 99.9%까지 제련했지만 화학물질을 쓰는 공정이어서 옥동천이 탁류로 흐르고 광미 같은 부산물이 산처럼 쌓이는 환경오염 문제가 컸다.

ㅡ그렇다면 해법은 제련소 유치인가.

▲맞다. 상동 아래 산솔면(옛 중동면)에 핵심광물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 99.9% 제련 공장을 세우고 희소광물 연구단지와 관련 기업을 함께 유치할 계획이다. 제련소 건립은 알몬티 대한중석과 협의하고 있는데 회사도 필요성에 동의했고 생산량의 일정 부분을 한국에 우선 공급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국내에서 바로 제련하면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공장과 기업 유치로 일자리까지 만들 수 있다. 광물이 산업단지와 연구·제조로 이어지는 사슬을 지역 안에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ㅡ제련소가 가동되면 일자리와 군 소득은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나.

▲채굴 과정은 장비화로 인력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광산이 돌아가고 제련소가 다시 들어서면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고 공장 가동에 필요한 인력도 생긴다. 그 자체 인력뿐 아니라 관련 기업이나 연구개발 업체가 함께 들어오게 돼 정주 인구도 늘어난다. 법인세나 주민소득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ㅡ얼마전 제천~영월 고속도로 착공식도 열렸다.

▲제천~영월 고속도로가 지난 7월 영월에서 착공식을 갖고 첫 삽을 떴다. 평택~제천 고속도로와 이어지는 노선이어서 물류·유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이 도로가 삼척까지 연장되면 강원 남부권에서 삼척으로 이어지는 관광객 이동 통로이자 상동광산 광물의 물류 수송로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영월~삼척 구간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

ㅡ광물 산업 외에 제4농공단지는 소방·안전 분야로 방향을 잡았다.

▲기존 1~3농공단지는 복합적인 중소기업이 들어와 있는데 다 합쳐도 70개 정도다. 100개 기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제4농공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을 소방·안전 산업의 거점으로 키우려 한다. 근거는 지역에 있는 한국소방마이스터고다. 옛 영월공고인 이 학교는 경쟁률이 4대 1에 이르고 제주에서까지 지원할 만큼 인기가 높다. 매년 졸업식에 가보면 여학생 비율이 40%에 달할 정도로 남녀 구분 없이 청년들이 몰린다.

ㅡ이 학교가 산업단지와 어떻게 맞물리나.

▲해마다 80명가량이 자격증을 여러 개 갖추고 졸업하는데 워낙 전문 인력이어서 3학년이 되면 기업이 데려간다. 소방·안전 관련 기업이 전국에 포진해 있고 그 대표들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졸업 후 채용하는 구조다. 이런 기업을 제4농공단지에 유치하면 이곳 졸업생이 지역에서 취업하고 청년이 그대로 정착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인재와 기업, 일자리가 한자리에서 맞물리는 것이어서 영월에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본다.

ㅡ산업단지는 더 늘려갈 계획인가.

▲핵심광물 산업단지와 제4농공단지에 더해 쌍용C&E 시멘트 공장 부지도 있다. 이런 부지를 활용해 단계별로 산업단지 유치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조직도 이런 전략 산업에 맞춰 인력 배치를 다시 짜고 주민 민원 처리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보강하겠다. 전임 군수가 시작한 정원 산업도 이어받아 키워가야 할 부분이다.

[email protected]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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