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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모르고 더 갚는' 개인회생, 해법은..."실무기준·감독 강화 필요"[개인회생의 그늘 下]

최은솔 기자,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문가들 "통일 실무준칙·이의절차 필요"
자의적 보정 통제·'공장형 수임시장' 개선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개인회생 절차에서 법적 기준을 넘어선 변제율(빚을 갚는 비율) 상향 요구가 반복되면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실무 기준을 구체화하고 회생위원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이른바 '공장형 개인회생 사무실' 등 수임 시장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인회생 변제금은 소득·생계비·재산가치 등을 고려해 변제율이 정해진다. 하지만 일부 실무에서는 '변제율이 낮다'는 이유로 생계비 축소나 변제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대리인이 이를 그대로 전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행정처가 지난해 발주한 '개인회생절차의 지역편차 현황 및 해소방안에 관한 연구'는 법원·판사·회생위원 간 편차가 생기는 원인을 복수의 독립기관이 적절한 통제 없이 재량권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보고서는 법원 간 편차가 큰 문제는 '개인회생사건 처리지침'에 명확히 규정하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실무준칙과 회생위원 실무편람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기준과 다른 보정(보완) 요구에 이의를 제기해 제3자가 다시 심사하는 절차를 두고, 법 규정에 어긋나는 실무는 사법행정 차원에서 감독해야 한다고도 했다.

실무자들도 편차 자체는 인정한다. 김양희 굿앤굿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회생위원마다 개인적 성향이나 지식이 들어가다 보니 같은 내용도 누구에게 사건이 갔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모든 것을 너무 빡빡하게 정할 수는 없어 일정한 재량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 역시 획일적인 기준에는 신중하다. 법원행정처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에 "청산가치 산정 및 변제능력 판단 등은 재판사항"이라며 "전국 법원에 적용되는 일률적인 기준을 정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보정권고는 "적법한 방법으로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함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에 주 의원은 본지에 "예측 가능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마련해 법원별 편차를 줄이고 제도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 밖 수임시장도 개선 대상으로 꼽혔다. 연구보고서는 변호사·법무사 등이 직접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을 조사해 신청서와 변제계획을 작성하는 등 책임 있는 조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그렇지 않으면 불법 수임 권유나 저가 수임으로 사건처리가 부실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청대리인의 채무자 면담 의무, 재산·소득 조사 책임 강화, 명의 대여자 처벌, 보조인 실명화·교육 등도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회생위원이 사실상 절차 주도…대리인도 제대로 다퉈야"

개인회생을 전문으로 하는 이민재 변호사(변호사시험 7회)는 오랫동안 관련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는 개인회생 실무의 문제를 법원과 변호사 시장 두 축에서 진단했다.

―실무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개인회생은 형식적으로 재판부가 최종 결정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회생위원이 절차를 주도하는 구조다. 회생위원이 업무수행결과보고서를 내면 개시·인가 결정이 나고, 기각의견서를 내면 기각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변제율이 높은 사건은 보정 없이 진행되는 반면 낮은 사건은 보정권고가 반복되는 등 회생위원의 주관이 변제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사례가 있다. 재판부가 회생위원 판단을 보다 실질적으로 살펴야 한다.

―어떤 제도 개선이 필요한가.
▲회생위원 업무에 대해 신청인이 이의를 제기하고 제3자가 다시 들여다볼 절차가 필요하다. 보정권고 때 채무자회생법상 근거 조문을 명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외부 회생위원 보수가 변제액 규모와 사실상 연동되는 구조도 분리해 명문화해야 한다. 각 법원의 실무준칙과 생계비검토위원회 의결사항 등 통일되지 않은 내규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대리인 시장의 문제는 없나.
▲선임료가 낮은 개인회생 시장에서는 변호사가 직접 관여하지 않고 직원이 신청서나 보정서를 사실상 전담하는 '공장형 사무실'이 적지 않다. 이 경우 법적 근거 없는 변제율 상향 요구에 다투기보다 "법원이 올리라고 한다"고 신청인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게 편하다. 신청인은 적법한 요구인지 판단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변호사가 직접 근거를 검토하고 부당한 보정권고에는 다투고 그 결과를 설명하는 책임 있는 법률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민재 변호사. 본인 제공
이민재 변호사. 본인 제공

[email protected] 최은솔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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