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대신 돈 내고 집 더 짓나…공급효과·도시환경 영향은
인근 녹지 충분하면 확보 의무를 비용 납부로 대체
8·13 대책도 1000가구 이상 정비사업 기준 완화
공급효과는 입지별…거리·비용 산정·사용처 관건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8·13 부동산대책에서 정비사업의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한 가운데 국회에서는 인근 녹지가 충분하면 확보 의무를 비용 납부로 대신하는 방안이 나왔다. 사업성과 공급 속도를 높이려는 취지지만 효과는 입지와 비용 수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도 녹지 기준 완화… 의원안은 비용 대체
18일 국회에 따르면 김정재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3일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발 대상 구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거리 안에 도시공원·녹지가 충분하면 국토교통부령에 따라 필요한 비용을 내는 것으로 확보 의무를 갈음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포 6개월 뒤 시행되며, 시행 이후 처음 수립하는 개발계획부터 적용된다.
도시개발계획과 주택건설사업계획, 정비계획 등 법률상 9개 유형 가운데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계획이 대상이다. 현행 하위법령상 1000가구 이상 주택건설사업은 가구당 3㎡ 또는 개발 부지면적의 5% 중 큰 면적을 확보해야 한다. 5만㎡ 이상 정비계획은 원칙적으로 가구당 2㎡ 또는 부지의 5% 중 큰 면적이 기준이다. 다만 1000가구 이상 주택건설사업에 해당하는 정비사업에는 가구당 3㎡ 기준이 적용된다.
정부도 8·13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약 23만4000가구의 정상 착공을 지원하기 위한 세제·금융·규제 인센티브 중 하나로 공원·녹지 기준 완화를 제시했다. 전체 가구의 3분의 2 이상을 전용 60㎡ 이하로 공급하는 1000가구 이상 정비사업의 공원·녹지 기부채납 기준을 가구당 3㎡에서 2㎡로 낮추기로 했다. 발표일부터 5년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는 곳에 적용하되 발표일 전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거나 신청한 곳은 제외한다.
다만 부지의 5% 기준이 유지되면 1000가구·부지 6만㎡ 사업지는 가구당 기준을 2㎡로 낮춰도 3000㎡를 확보해야 해 완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공급효과 입지별… 거리·사용처가 관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될 경우 사업자는 인근에 공원·녹지가 충분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지에서 공원·녹지를 별도로 확보하는 대신 비용을 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업지 안에서 공원·녹지로 확보해야 했던 면적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여지가 생긴다.
다만 개정안이 그 면적을 주택용지로 활용하도록 규정한 것은 아니어서 공급 가구 수가 자동으로 늘지는 않는다. 실제 사업성 개선폭과 추가 공급 규모는 납부액뿐 아니라 용적률·건폐율, 도로·주차 등 다른 기준에도 좌우된다. 시행 이후 처음 수립하는 개발계획부터 적용되는 만큼 기존 사업의 단기 공급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
실제 효과는 하위법령 설계에 달렸다. 개정안은 거리만 대통령령에 맡겼을 뿐 녹지가 충분한지 판단할 기준과 주체는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직선거리와 보행거리 중 어느 기준을 적용할지, 도로·철도·경사 등 단절 요인과 새 입주민의 이용 수요를 반영할지도 정해야 한다. 비용 산정 기준과 납부·관리 주체, 사용처도 추가로 구체화해야 한다.
건축법상 대지 내 조경 기준은 별도다. 단지 안 녹지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인근 공원이 사업지 내 도시공원·녹지의 열섬 완화·빗물 저류·완충 기능까지 대신하기는 어렵다. 납부한 비용을 해당 생활권의 공원 확충과 보행 연결성 강화, 노후 공원 정비에 쓰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성 개선 요인 중 하나지만 입지에 따라 적용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며 "큰 공원·녹지에 인접한 사업지는 중복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주변 녹지가 부족한 서울 도심은 적용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