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범죄도 고령화' 고령 피의자 15만명 넘었다...4년새 22% 증가
전체 피의자 정체 속 고령층은 21.8% 증가
절도 45%·지능 44%·강력 34%↑
"사회안전망 보완하고 상습범죄엔 엄정 대응"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경찰에 입건된 고령 피의자가 1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피의자 규모는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고령 피의자는 20% 넘게 증가했다. 특히 절도 피의자 4명 중 1명 이상이 고령층이었으며, 폭력·지능·강력범죄에서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8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실에 요청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2021~2025년 범죄유형별 전체 피의자 및 고령피의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피의자는 15만4832명으로 전체 피의자(124만7377명)의 12.4%를 차지했다. 65~70세가 8만7826명, 71세 이상은 6만7006명이었다.
경찰청이 강력·절도·폭력·지능·풍속·특별경제·마약·보건·환경·교통·노동·안보·선거·병역·기타범죄 등 15개 범죄유형을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2021년 12만7078명이었던 고령 피의자는 4년 새 2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피의자는 124만명대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고령층 비중은 10.2%에서 12.4%로 높아졌다.
특히 절도에서 고령 피의자 비중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절도 피의자 9만6344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2만6521명으로 27.5%를 차지했다. 2021년(1만8339명)과 비교하면 44.6% 증가했다.
폭력범죄에서는 전체 피의자와 고령층 피의자의 흐름이 엇갈렸다. 전체 폭력범죄 피의자는 2021년 26만4229명에서 지난해 23만2951명으로 11.8% 감소했지만 고령 피의자는 2만4131명에서 3만394명으로 26.0% 증가했다.
지능범죄에서도 고령층의 증가폭이 전체보다 컸다. 전체 지능범죄 피의자가 2021년 21만381명에서 2025년 25만4612명으로 21.0% 늘어나는 동안 고령 지능범죄 피의자는 1만6962명에서 2만4442명으로 44.1% 급증했다. 강력범죄 역시 고령 피의자가 1910명에서 2561명으로 4년 새 34.1% 증가했다. 전체 강력범죄 피의자가 같은 기간 1.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컸다.
최근에는 고령층이 흉기나 둔기를 사용한 사건도 잇따랐다. 지난 7월 경남 거제에서는 80대 남성이 미용실에서 30대 여성 종업원과 40대 남성 손님에게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혐의로 붙잡혔다. 지난 14일 경북 청도의 한 노인회관에서도 공동 소유 농지 처리 문제를 놓고 말다툼하던 중 8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주민 2명이 다쳤다.
고령 피의자가 증가한 배경에는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은퇴 후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정적인 소득원이 사라진 뒤 충분한 노후소득이나 사회안전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이는 절도·사기 등 재산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은퇴나 배우자의 사별 등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도 우발적인 범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고령화 자체만으로 범죄 증가 원인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고립 등 여러 요인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령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는 동시에 고립된 고령층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정신건강 문제나 고립 위험이 확인되면 상담·치료와 복지 지원을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대안으로 꼽힌다.
아울러 고의적이거나 반복적인 범죄에는 보다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령이라는 이유로 재범 가능성을 낮게 보거나 처벌 과정에서 지나치게 온정적으로 접근할 경우 범죄 억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유교 사상에서 비롯된 노인 공경 문화가 강한 데다, 7년 만에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고령범죄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고령층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 단계부터 법원 판결까지 엄벌주의적 시각으로 접근해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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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