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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중국車 겨냥한 산업 정책

파이낸셜뉴스
김학재 산업부 차장
김학재 산업부 차장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대한민국 공략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완성차를 들여와 판매하는 것이 아닌 한국 기업에 투자하고 플랫폼을 공급하면서 공동개발과 해외시장 진출까지 노리는 방식이다. 한국을 단순한 판매시장이 아니라 '관세세탁' 역할까지 하는 수출 교두보로 활용하려고 한다.

중국 체리차의 KG모빌리티(KGM) 투자는 그들의 의중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다. 중국 최대 자동차 수출업체 체리차는 KGM에 1100억원에 달하는 투자로, 단순한 기술제휴를 자본으로 연결시켰다. 한국의 공장과 브랜드,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가 중국의 플랫폼·자본과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조립했다고 자동으로 한국산이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한국 내 생산과 공급망을 활용할수록 중국산 완성차를 직접 수출할 때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쌓아놓은 통상장벽을 넘을 여지는 커진다.

중국 자동차가 '값싼 복제품' 정도로 치부되던 시절은 지난 지 오래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YD는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상위권에 진입했다. 지리는 볼보와 로터스 등에 투자했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최대주주와 2대 주주에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과거 해외 합작사에서 기술을 배우던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이제는 자본과 전동화 기술을 무기로 글로벌 브랜드와 생산기지를 연결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이다. 단기적인 신차 출시와 투자 유치 등만 바라보다간 언젠간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생산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

문은 열렸지만 주도권까지 내줘선 안 된다. 중국이 우리를 활용하는 기간에 한국은 무엇을 얻을 것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전략 없이 협력이란 이름만 앞세운다면 한국 자동차 산업은 중국 자동차에 안방과 글로벌 시장 기반까지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중국차를 막는 장벽이 아니라 활용당하지 않기 위한 산업전략이다.

KGM과 체리차의 전략적 투자계약 체결식에 참석했던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한 말을 재차 곱씹어봐야 한다. 다이 대사는 "협력 속의 경쟁, 경쟁 속의 협력이란 공동의 이익 관계가 새로운 일상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기술 발전으로 한중 간 경제협력이 수평적이 됐음을 강조했던 다이 대사가 양국 기업 간 협력이 경쟁의 도구임을 분명히 적시한 만큼, 우리도 이러한 새로운 환경을 정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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