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성희롱 제자를 또 가르치라고요?"...가해 학생 피해 여교사가 떠났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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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경기 화성의 한 고등학교에서 제자로부터 성희롱과 스토킹 피해를 본 교사가 실질적인 분리 조치를 받지 못해 결국 병가를 내고 교단을 떠나는 일이 발생했다. 논란이 커지자 경기도교육청은 교권보호단을 투입해 전수 조사 및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19일 경기교사노조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화성시 소재 모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여교사 A씨는 지난 6월 말 자신이 담임을 맡았던 2학년 남학생 B군으로부터 노골적인 성적 욕구와 감정이 적힌 편지를 받았다.

편지에는 교사의 이름이 34차례 이상 언급됐으며, 성적 상상과 함께 교사에게도 같은 감정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편지를 받기 전부터 복도와 교무실 등에서 B군의 지속적인 스토킹성 행동으로 극심한 불안을 겪어왔으며, 편지를 받은 뒤에는 구토와 신체 경직 등 공황 증상까지 나타났다고 호소했다.

이에 화성오산교육지원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는 지난달 20일 B군에 대해 '학급 교체'와 '특별교육 8시간(성인지 감수성 교육 포함)'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2학기 개학 이후에도 발생했다. A씨가 교내에서 유일하게 해당 선택과목을 가르치는 '1인 전담 교사'였던 탓에, 학급이 바뀌었음에도 수업 시간에 B군을 다시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A씨는 학교 측에 B군의 선택과목 변경, 온라인 보충 교육 수강, 시간강사 채용 등 구체적인 분리 대안을 요청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에게 선택과목 변경을 강제하기 어렵고, 강사 채용 시 평가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결국 실질적인 분리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지난 18일 학교가 개학하자, A씨는 심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병가를 내고 출근을 중단했다.

경기교사노조는 "교보위에서 학급 교체 처분이 내려졌음에도 실질적인 분리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피해 교사가 교실을 떠나게 됐다"며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병가를 쓰는 현실은 교원들의 사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교권보호전담관을 배정해 사안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다. 오는 22일 출범하는 '교권보호단'을 통해 해당 학교에 통합 지원 체계를 가동하고, 교보위 조치의 적절성과 현실적인 분리 대안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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