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외국인 보유 韓주식 가치 폭증…순대외금융자산 역대 최대 급감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이 2·4분기 한 분기 만에 6895억달러 급감했다. 199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국내 증시가 70% 가까이 뛰면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가 크게 불어난 영향때문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4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6월 말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640억달러로 집계됐다. 1·4분기 7536억달러에서 91.5% 급감한 것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보유한 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보유한 금융자산을 뺀 금액이다. 한국이 해외에 가진 자산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주가나 환율이 움직이면 실제 돈이 오가지 않아도 금액이 크게 변할 수 있다.

한은 측은 "이번 감소는 실제 자금이 빠져나간 것보다 주가가 오르면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액이 커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보유한 대외금융자산은 3조843억달러로 석 달 새 2017억달러 늘었다. 반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보유한 대외금융부채는 8912억달러 급증했다.

특히 외국인이 가진 국내 주식의 가치가 크게 뛰었다. 외국인 증권투자 잔액은 8593억달러 늘었고, 이 가운데 주식 등 지분증권이 8481억달러 증가했다.

2·4분기 코스피가 5052.5에서 8476.5로 67.8% 급등한 영향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그만큼 새로 사들였다는 뜻이라기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주식 가격이 오르면서 평가액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거래에 따른 변화는 475억달러 감소한 반면, 주가와 환율 등 가격 변화에 따른 비거래 요인은 9067억달러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주가 상승폭이 미국 등 주요국보다 크게 높았던 점이 순대외금융자산 감소에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이 1년 전만 해도 1조달러에 육박했다가 640억달러까지 줄면서 대외건전성이 악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감소를 한국이 해외자산을 대거 잃은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해외에 보유한 금융자산 자체는 늘었다. 2·4분기 말 대외금융자산은 사상 처음 3조달러를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순대외금융자산은 줄었지만 거주자의 해외자산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며 "대외충격 발생 시 해외자산 매각 등을 통해 외화수급을 완충할 수 있다는 기존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떨어질 때마다 순대외금융자산도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한국처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큰 경우 주가 움직임이 대외자산 지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email protected]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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