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3기 에너지 신산업은 철강·반도체·석화"…전력망 확보가 경쟁력 가른다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조업 탈탄소에 대규모 무탄소전력 필요
적기 공급 여부가 생산원가·입지 결정
전력 수요 급증에 발전·송전망 선투자 관건

이종수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전공 교수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제4차 대국민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이종수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전공 교수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제4차 대국민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철강·반도체·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제조업과 에너지 기술이 결합하는 이른바 '3기 에너지 신산업'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전력을 얼마나 싸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뿐 아니라 전통 제조업까지 대규모 전력 수요처로 재편되는 만큼 발전설비와 송전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산업·에너지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제4차 대국민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철강·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을 중심으로 전력·수소 기반 공정 전환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수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전공 교수는 "3기 에너지 신산업은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전통 주력산업과 결합하는 단계"라며 "각 산업에서 전력·수소 기반의 공정 전환이 핵심 기술로 부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철강업계는 기존 고로 중심 생산체계에서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대규모 무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석화업계 역시 생산공정에서 사용하던 화석연료를 전력과 수소로 대체하는 '전기화'가 확대될수록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에는 전력 가격뿐 아니라 필요한 시점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가 생산원가와 설비투자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신규 생산시설의 입지 역시 기존의 용지·물류·인력뿐 아니라 인근 발전설비와 송·변전망 확보 여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제5차 전력수요 재전망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20일 국회에서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제5차 전력수요 재전망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문제는 산업계의 전기화 속도를 뒷받침할 전력 공급 능력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이어 전통 제조업까지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경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발전설비와 송전망을 확보했는지가 투자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요금도 제조업 경쟁력을 가를 또 다른 변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6일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지역별 요금제가 도입돼 발전소와 가까운 비수도권의 산업용 전력가격이 낮아질 경우 영호남에 주요 생산거점을 둔 철강·석유화학·정유업체의 원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방안이 시행될 경우 포스코, 현대제철 등 영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대형 철강기업이 연간 최대 32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산업 전기화와 AI 산업 확대가 맞물리면서 국내 전력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용옥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에 따르면 오는 2040년 기준 전력수요 전망치는 986.3테라와트시(TWh)로 수요관리 효과 등을 반영한 최종 목표수요도 847.3TWh에 달한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28.8% 증가한 수준이다.
현재 계획된 전원과 전력망만으로 급증하는 산업용 전력수요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연구본부장은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 등에 따라 2041년까지 연간 약 260TWh의 추가 전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현재 국내 전력소비량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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