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줄고 계약직 늘고… 은행권 '디지털 전환' 명암
지방은행 인력 구조 변화 뚜렷
정규직 중심 영업 인력 수요 감소
퇴직자 재채용 중심 기간제 급증
은행권의 디지털전환(DX)으로 점포 폐쇄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방은행은 전체 직원 수가 추세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 중심의 전통적인 인력은 줄고 있지만 디지털금융·데이터 인프라 등 DX 중심의 신사업 관련 조직 신설과 퇴직자 재채용을 중심으로 기간제 근로자가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은행 5개사(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의 올해 상반기 정규직·기간제 근로자를 합한 총 직원 수는 8971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상반기 8730명, 지난해 상반기 8851명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규직과 기간제 근로자 수는 엇갈렸다. 지방은행 5개사의 정규직 수는 2024년 상반기 7753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7764명으로 소폭 늘었다가 올해 상반기 7650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기간제 근로자는 같은 기간 977명에서 1087명, 1321명으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직원에서 기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상반기 11.2%에서 지난해 12.3%, 올해 14.7%로 높아지고 있다.
DX가 지방은행의 인력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DX로 오프라인 지점이 문을 닫으며 정규직 중심의 영업 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방은행 5개사의 지점 수는 2024년 상반기 483개에서 지난해 472개, 올해 451개로 감소했다.
반면 디지털금융·인프라 등 신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기간제 인력 수요는 커지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디지털금융에 대응하거나 신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관련 부서가 신설되면서 기간제 근로자가 늘고 있다"며 "사업 초기에는 관련 경험을 갖춘 전문계약직 인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지점장 중 퇴직 대상자가 재채용되는 과정에서 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BNK부산은행은 지난해 말 데이터 모델을 설계하는 데이터아키텍처, 전사 기술 인프라를 설계하는 기술아키텍처 등을 1년 단기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했다. DX 도약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기간제 근로자로 재빠르게 확보하는 모습이다.
정규직과 기간제 근로자 수가 엇갈리는 흐름은 시중은행에서도 나타난다. 다만 지방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은 기간제 증가에도 전체 직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이 지방은행과 비교해 기존 직원 수와 영업망 규모가 훨씬 큰 데다 희망퇴직으로 빠져나가는 직원 수도 훨씬 많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X 영향으로 기간제 근로자는 채용을 늘렸지만 정규직 감소분을 상쇄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전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총 직원 수는 지난해 상반기 5만3794명에서 올해 상반기 5만3151명으로 643명(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은 4만8171명에서 4만6599명으로 줄었고, 기간제 근로자는 5623명에서 6552명으로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직원 수가 1만여명 이상에 달해 매년 희망퇴직 등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의 절대적인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며 "반면, 디지털금융 등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새로 보강해야 할 인력 수요는 지방은행이 상대적으로 더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기자










